3년만에 새롭게 시작된 외국인 타자들의 강세가 한달이 지나도록 여전한 모습이다. 시범경기나 시즌 초반 부진을 보였던 선수들까지 지금은 활발한 공격을 보여주고 있다. 넥센의 로티노가 타율 4할을 기록하며 타격 1위에 오를줄 누가 알았을까.
그래도 외국인 선수하면 홈런이 떠오른다. 조쉬벨이 7개의 홈런으로 홈런 선두를 달리고 두산의 칸투와 NC 테임즈가 6개로 강민호(롯데) 박병호(넥센)와 함께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롯데의 히메네스가 부상으로 늦게 합류했음에도 벌써 5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스캇(SK), 필(KIA), 나바로(삼성) 등도 4개씩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 9명이 친 홈런은 총 39개. 총 홈런수 185개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 홈런포를 터뜨리며 시즌 끝까지 간다고 가정하면 외국인 타자들이 200개의 홈런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29일까지의 기록을 토대로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9명이 기록할 수 있는 홈런은 총 217개다.
외국인 타자들이 200홈런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1년이 마지막이었다. 98년 외국인 선수를 도입하고 두산의 우즈가 42개로 역대 한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하며 홈런왕에 오르자 다른 팀들도 거포영입에 힘을 쏟았고 그 결과 99년엔 로마이어(한화·45개) 스미스(삼성·40개) 샌더스(해태·40개) 호세(롯데·36개) 등 즐비한 홈런타자들이 양산됐다. 그해 14명의 외국인 타자가 때려낸 홈런은 무려 312개. 전체 1274개의 홈런 중 24.5%를 차지했었다. 2000년엔 21명의 외국인 타자들이 한국 무대를 밟아 총 274개의 홈런을 날렸고, 2001년엔 14명이 265개의 홈런을 쳤다. 외국인 선수가 국내 선수 못지 않게 큰 인기를 누리면서 외국인 타자 전성시대를 달렸다.
하지만 이후 외국인 타자보다 투수를 영입하는 팀들이 늘기 시작했고, 조금씩 타자들의 영역은 줄어들었다. 외국인 타자들의 성공확률이 너무나 떨어졌고 투수가 아무래도 더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은 아예 외국인 타자가 한명도 들어오지 않았다. 올시즌도 외국인 선수를 3명으로 확대하고 3명 모두 같은 포지션을 뽑을 수 없다는 규정이 생기지 않았다면 외국인 타자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새롭게 바뀐 외국인 선수 제도로 인해 다시 돌아온 외국인 타자들이 초반 광풍을 일으키며 야구에 흥미요소가 하나 더 늘었다.
이제 각 구단이 상대를 하면서 어느정도 장단점이 파악됐다. 이들의 홈런 러시가 계속될까 아니면 투수들의 반격이 시작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