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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복귀전 삼성 이영욱 "야구가 절실해졌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04-23 09:37


2014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2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렸다. 삼성 이영욱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4.22/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이영욱(29)은 21일 고이 모셔놨던 오래된 글러브를 다시 집어들었다.

바로 입대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2011년에 썼던 글러브였다. 1군 복귀를 앞두고 웬지 불안한 마음. 이상하게 수비에 자신감이 없어 예전 글러브를 다시 꼈다.

2011년 상무 입대후 2년여만에 다시 밟은 1군 무대. 22일 대구 LG전에 1군 복귀한 이영욱은 곧바로 7번-중견수로 선발출전했다. 마치 신인이 첫 경기를 하는 듯 그야말로 좌충우돌이었다.

"수비가 문제"라던 이영욱은 첫 수비에서 실수를 했다. 2번 손주인의 좌중간 안타성 타구를 따라가다가 좌익수 최형우에게 양보했던 것. 그런데 최형우는 그전에 이영욱에게 양보를 했었다. 확실한 콜 플레이를 하지 않았던 실수가 위기로 이어졌고 결국 1점을 내줬다. 이영욱은 "첫 날이라 형우형이 잡아줄거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 다음부터는 무조건 내가 잡는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했다. 곧 익숙해졌다. 2회초 LG 8번 윤요섭이 친 좌중간 안타성 타구를 20여m정도를 전력질주해 잡아내는 등 자신에게 오는 공을 모두 걷어냈다. 이영욱은 "오늘 이상하게 타구가 나에게 많이 왔다. 오히려 내가 적응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타석에서도 해프닝이 있었다. 삼성이 승기를 잡은 바로 4회였다. 첫 타석에서 3루수앞 땅볼로 물러났던 이영욱은 1-1 동점이던 4회말 1사 2,3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섰다. 볼카운트 3B1S에서 4구째가 볼이 되며 볼넷. 그런데 이영욱은 배트를 잡은채 고개를 숙이고 타석 주위를 한바퀴 돌았다. 다시 타석에 서려고 할 때 주심의 볼넷 사인을 보고 1루로 걸어나갔다. 본인은 풀카운트라고 생각을 한 것. 이영욱은 "초구 스트라이크에서 2구째도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5구째가 볼이 돼 풀카운트라고 생각하고 다음에 어떤 공을 노려야할까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전광판의 카운트 표시가 보이지 않고 그저 투수만 봤었다. 너무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곧이은 8번 이흥련의 싹쓸이 3루타 때 열심히 달려 홈을 밟아 2년여만에 첫 득점을 한 이영욱은 이후 여유를 찾았다. 6회말엔 빠른발을 이용해 유격수앞 내야안타를 쳤고, 곧바로 2루도루까지 성공. 김상수의 3루타 때 홈을 밟았다. 7회말에도 볼넷으로 출루. 이날 4타석 2타수 1안타 2득점으로 복귀전에서 팀의 8대1 승리에 조력자가 됐다.

이영욱은 "내가 없는 사이에 후배들이 치고올라오더라. 내 자리가 있을지 걱정도 했다"면서 "이제 가정도 있고 생계형 선수가 된 것 같다. 야구가 더 절실해졌다. 죽기살기로 해야겠다는 마음 뿐이다"라며 야구에 대한 목마름을 표시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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