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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 2013 싱커, 2014 싱커의 커다란 차이점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04-17 11:03


삼성과 두산의 주중 3연전 첫번째날 경기가 15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유희관이 4회말 2사 1루 삼성 박석민의 타구를 호수비로 막아낸 3루수 허경민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4.15/

두산 유희관은 시즌 초반 완벽한 '에이스 모드'다.

지난 시즌 워낙 유명했던 선수. '느림의 미학'으로 대표되는 두산의 대표적인 좌완.

올 시즌도 잘 나간다. 3경기 등판, 2승, 평균 자책점 2.11.

특히 15일 대구 삼성전은 그의 독무대였다. 8⅔이닝 3피안타 1실점. 7회까지 무결점의 투구를 보였다.

삼성 타자들은 유희관의 싱커에 한마디로 농락당했다.

이날 호투는 유희관에게 의미가 더 크다. 삼성의 중심타선은 좌타자가 즐비하다. 채태인 최형우 이승엽 등이 포진해 있다.

지난 시즌 유희관의 가장 큰 약점은 좌타자 대처였다. 지난해 유희관은 우타자의 피안타율이 2할2푼1리. 반면 좌타자는 3할3푼2리를 기록했다.

다양한 변화구를 보유하고 있는 그의 가장 큰 무기는 두 가지 싱커다. 빠르면서 낙차 폭이 작은 투심성 싱커와 느리면서 낙차 폭이 큰 서클 체인지업과 유사한 싱커다.


지난 시즌 오른쪽 타자에게는 매우 유용한 무기가 됐다. 가운데로 향하다 바깥으로 도망가는 두 가지 싱커로 우타자를 쉽게 요리했다. 물론 정교한 제구력과 몸쪽을 찌르는 직구가 함께 곁들여지면서 더욱 큰 효과를 봤다.

반면 좌타자에게는 자신있게 싱커를 던지지 못했다. 좌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를 주로 구사했다. 하지만 볼넷이나 안타를 맞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올 시즌을 보자. 물론 시즌 초반이라 표본이 적긴 하다. 하지만 우타자 피안타율은 2할5푼, 좌타자 피안타율은 2할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현격한 차이가 있다. 좌타자 대처능력이 엄청나게 향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유가 있다. 좌타자에게도 싱커를 자신있게 뿌린다. 가장 달라진 점이다. 유희관은 시즌 전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포크볼을 연마하고 있다. 좌타자 대처에 대한 유용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에도 포크볼은 던졌지만, 비율이 미미한 수준. 하지만 올해도 포크볼은 거의 던지지 않는다.

대신 싱커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유희관은 16일 "좌타자에게도 싱커를 던지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 포크볼은 시즌 중반 위기가 찾아올 때 꺼내들 생각"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자연스럽게 의문이 생긴다. 왜 지난 시즌에는 좌타자에게 싱커를 자신있게 뿌리지 못했을까.

유희관은 "싱커가 좌타자 몸쪽으로 형성이 되는데, 여기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볼 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 결정구인 싱커를 던지면 몸에 맞는 볼에 대한 부담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 더욱 발전했다. 야구를 보는 이해도 자체가 더욱 넓어졌고, 여유로워졌다. 그 강렬한 변화 중 하나가 싱커 효율의 극대화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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