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인터뷰 "나 보고도 승짱이라고 부른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03-21 07:26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은 지난해까지 삼성 라이온즈의 뒷문을 책임졌다. 지금은 일본 프로야구 센터럴리그 명문 한신의 클로저로 2014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팀 동료들을 만났고, 연습경기를 했고, 이제 시범경기로 실전 테스트를 하고 있다.
한신 구단은 최근 몇년 간의 부진을 털고 우승하기 위해 오승환 영입에 100억원 가까운 큰 돈을 투자하면서 모셔갔다. 오승환은 일본 오사카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삼성에서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춘 스탭을 통역 요원으로 데리고 함께 살고 있다. 오승환은 현재 낯선 일본 야구와 생활에 적응해 가는 중이다.
삼성 선수들은 오승환과 자주 영상 통화를 한다고 했다. 아무리 한신 구단에서 신경을 쓴다고 해도 오승환은 일본이 지금으로선 낯설 수밖에 없다. 그런 오승환은 시간이 날 때 자주 친정 삼성 후배들에게 전화를 걸어 외로움을 달랜다. 일본에서 전지훈련 중인 LG가 한신 타이거즈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25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열린 LG와 한신의 연습경기에서 한신 오승환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모리타 잇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14.02.25/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은 지난해까지 삼성 라이온즈의 뒷문을 책임졌다. 지금은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의 명문 한신의 마무리로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팀 동료들을 만났고, 연습경기를 했고, 이제 시범경기로 실전 테스트를 하고 있다.

한신 구단은 최근 몇 년간의 부진을 털고 우승하기 위해 오승환 영입에 100억원 가까운 큰 돈을 투자하면서 모셔갔다. 오승환은 일본 오사카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삼성에서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춘 스태프를 통역 요원으로 데리고 함께 살고 있다. 오승환은 현재 낯선 일본 야구와 생활에 적응해 가는 중이다.

삼성 선수들은 오승환과 자주 영상 통화를 한다고 했다. 아무리 한신 구단에서 신경을 쓴다고 해도 오승환은 일본이 지금으로선 낯설 수밖에 없다. 그런 오승환은 시간이 날 때 자주 친정 삼성 후배들에게 전화를 걸어 외로움을 달랜다.

한신 1군에는 오승환 말고도 선발 랜디 메신저, 야수 마우로 고메스, 맷 머튼이 있다. 나머지 3명은 영어로 의사소통을 한다. 오승환은 아직 일본어와 영어가 모두 서툴다. 그래서 국내에서 처럼 자유롭지 않다. 일본 선수나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게 속마음을 전달하는게 불편하다. 그래서 더욱 말을 하고 싶을 때 삼성 선수들을 찾는 것이다.

오승환이 어느 정도 일본 생활에 적응했는지 궁금했다. 오는 28일부터 요미우리와 개막 원정 3
일본에서 전지훈련 중인 LG가 한신 타이거즈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25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열린 LG와 한신의 연습경기 전 한신 오승환이 워밍업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14.02.25/
연전을 준비 중인 오승환과 인터뷰했다.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한신 선수 중 가장 친해진 선수는 누구인가. 한신 선수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한 노력은.

특별히 친해진 선수를 꼽기 힘들 정도로 현재 한신 구단 대부분의 선수들과 친해졌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해서 바로 훈련하고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하다보니 따로 노력하거나 선물을 준 적은 없다. 자연스럽게 운동하면서 가까워지고 있다. 비슷한 또래의 선수들이나 특히 후배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 밖에서 밥 먹으러도 가고 격이 없이 친해지려고 한다.

일본 야구를 경험했던 한 선수(익명 요구)는 일본 야구에서 외국인 선수는 철저하게 '용병'이라고 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돈값에 상응하는 경기력을 보여주면 모두가 인정해주고,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준다고 했다. 그전에는 먼저 다가 가서 친해지려는 노력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고액의 연봉을 받은 외국인 선수는 실력으로 보여주고 나면 다른 부분은 자연스럽게 술술 풀리게 돼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전지훈련 중인 LG가 한신 타이거즈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25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열린 LG와 한신의 연습경기 전 한신 오승환이 워밍업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14.02.25/
-지금까지 사귄 한신 선수들을 국내팬들에게 소개해주신다면. 예를 들면 간판 타자 아라이, 철인 주장 도리타니, 선발 노미 등이 오승환에게 처음 건낸 말은.

매우 훌륭하고 유명한 선수들이다. 이미 국내에서 일본 야구를 즐겨본 팬들에겐 특별히 소개할 게 없을 정도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나에게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해온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정말 모든
일본에서 전지훈련 중인 LG가 한신 타이거즈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25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열린 LG와 한신의 연습경기에서 한신 오승환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모리타 잇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14.02.25/
선수가 먼저 다가와 주었다. 그래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빨리 팀에 적응하고 있다.

-지금은 문제가 없다는 최종 결론이 났지만 처음 불펜피칭하고 투구폼에 이중 동작 소지가 있다면서 딴지를 걸었을 때 솔직히 기분이 어땠나. 이게 외국인 선수의 설움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나.

솔직히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그것은 구단에서 알아서 해결할 문제였고, 나는 운동에 집중하는게 할일이라고 생각했다.

오승환의 독특한 투구폼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오승환이 캠프에서 첫 불펜피칭을 했을 때 수많은 취재진과 팬, 그리고 야구관계자들이 모여들었다. 그때 일본 심판진 쪽에서 오승환의 투구 과정에서 왼발을 마지막에 한 번 살짝 들어주는 듯한 동작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그 동작은 이중 동작이 아니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벌써부터 많은 일본팬들이 오승환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일본 팬들은 뭐라고 부르나.

여러가지가 있는데 "승환씨"라고 부르는 분들도 있고, "승짱"이라고 하는 분도 있다.

과거 이승엽(삼성)이 일본 지바 롯데와 요미우리에서 맹활약했을 때 팀 동료들과 팬들은 그를 승짱이라고 불렀다.

-다양한 변화구를 연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실전에서 직구 비율을 예전 보다 적게 던질 생각인가.

그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다. 하지만 입단 초기에 말씀드렸던 대로 한국에서 던질 때와 똑같이 하고 있다.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다. 투심의 경우도 한국에서 던질 때도 사용했었던 구질이다.


오승환의 한신 타이거즈 공식 입단식이 13일 일본 오사카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렸다. 한국 통산 277세이브를 올리며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군림한 오승환은 지난달 22일 한신과 총액 9억엔(계약금 2억엔, 연봉 3억엔, 연간 인센티브 5000만엔)에 2년 계약을 맺었다. 와다 유타카 한신 감독이 오승환에게 모자를 씌워주며 악수를 하고 있다. 오사카(일본)=무로이 마사야 스포츠조선 칼럼니스트
오승환 하면 주무기가 돌직구다. 공에 회전이 많이 걸린 돌직구는 알면서도 정확하게 맞히기 힘들다. 일본 야구 전문가들도 오승환의 직구만큼은 이미 인정했다. 하지만 일본 타자들의 정교함은 국내 선수들 보다 한 수 위다. 오승환은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지만, 몇 해전부터 새로운 변화구 그립을 스토브리그 때마다 테스트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투심, 스플리터 등의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 때마다 오승환은 달라지는 건 없다고 말했었다. 다 보여주면 재미가 없는 측면도 있다.

-훈련하는 걸 보니 타석에서 방망이를 휘두르기도 하던데. 타석에서 남기고 싶은 기록은.

내가 맡은 마무리라는 보직의 특성상 타석에 들어갈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타격에서의 기록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타석에 들어간다면 욕심내지 않고 최선을 다해 치고 달릴 것이다.(일본 센트럴리그엔 지명타자 제도가 없다. 그래서 투수도 타석에 들어갈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