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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석에서 투수들의 공을 직접 보는 타자들 외에, 투수들의 공을 가장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해설위원들이다. 특히 투수출신 해설위원들의 눈은 더욱 날카롭다. 투수코치, 그리고 감독 출신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양상문 MBC 스포츠+ 해설위원은 국내 해설위원 중 투수 분야에 대해서는 자타공인 최고 전문가다. 양 위원이 바라보는 구종별 최고투수는 누구일까.
슬라이더=옥스프링(롯데)
(양 위원은 슬라이더 대표선수를 처음에 꼽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에 입단한 윤석민 때문이었다.) 슬라이더는 당장 윤석민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 외에 준수한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지만, 내 기준에는 윤석민의 최고 수준 슬라이더에 절대 미치지 못한다. 다만, 옥스프링의 커터를 주목하고 싶다. 정확한 슬라이더 그립은 아니지만 옥스프링의 커터는 보통 투수들이 던지는 슬라이더의 궤적으로 날아들어온다. 그 위력이 대단하다.
두 명의 선수가 톱2다. 김진우와 윤성환(삼성)이다. 두 선수의 커브 모두 매우 훌륭하다. 커브는 떨어지는 각도가 중요한데 두 사람 모두 최고 수준의 커브를 구사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두 선수 중 한 명을 고르라면 김진우를 고르겠다. 구속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 변화구도 구속이 빠르면 타자가 대처하기에 더 힘들다.
체인지업=봉중근(LG)
체인지업은 공이 떨어지는 각도, 제구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구종이다. 어느 타이밍에서 체인지업을 활용해 타자들과의 수싸움에서 이겨내는지도 중요한 구종이다. 이 모든 부분을 종합해서 봤을 때 국내 최고의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는 LG 마무리 봉중근이다.
포크볼은 단연 송승준이 으뜸이다. 떨어지는 각이 매우 좋고, 구속도 빠르며 제구도 정확하다.
싱커=니퍼트(두산)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싱커가 좋은 투수로 브랜든 나이트(넥센)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내 눈에는 니퍼트의 싱커가 훨씬 위력적으로 보인다. 큰 키에서 내리찍는 빠른 싱커볼의 각도가 크기에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힘들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