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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타자들은 사구(몸에 맞는 공)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움찔할 수는 있어도 몸에 맞고라도 1루로 출루하려고 한다. 일부 연봉이 높은 선수들은 부상 위험 때문에 사구를 꺼리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이 헤드샷 퇴장 규정이 경기 승패에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수와 야수가 이 규정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야수 쪽에 유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헤드샷 퇴장 규정으로 투수들이 몸쪽 승부에 부담을 갖게 된다. 또 헤드샷이 예고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불펜에서 준비할 시간이 없어 우왕좌왕할 수 있다. 준비가 덜 된 구원 투수는 바로 올라갔을 때 난조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승준도 헤드샷 퇴장 규정으로 몸쪽 승부에 부담을 갖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헤드샷으로 인한 퇴장이 무서워 몸쪽으로 못 던지면 내가 죽는다. 그래서 나는 계속 몸쪽 승부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타자들은 이 규정을 좀더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운드의 투수를 더 압박하기 위해 타석에서 홈 플레이트 쪽으로 바짝 다가설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타자는 "중요한 경기, 중요한 타석에서 타자는 헤드샷 퇴장 때문 만이 아니라도 몸에 맞고라도 출루해야 한다. 헤드샷 퇴장 규정으로 타자들은 의도적으로라도 더 바짝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 투수가 직구로 타자의 머리를 맞혔을 때 바로 퇴장 조치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그 판단 여부는 전적으로 심판의 몫이다. 일부에선 구종이 다양한 변화구일 때 그 판단의 기준을 어떻게 하느냐고 의문을 갖는다. 심판진은 믿고 맡겨달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직구에서 파생된 구질이라면 넓은 의미에서 직구 헤드샷 퇴장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송승준이 최승준을 맞힌 구질은 직구로 구속 140㎞였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