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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경문 감독의 두번째 실험, '3번타자 이종욱'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3-20 09:22



NC 김경문 감독은 평소 라인업을 바꾸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최대한 고정된 라인업을 갖고 시즌에 임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변화가 생겼다. 시범경기 NC의 타순은 변화무쌍하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지금 아니면 언제 시험해보겠나. 이것저것 테스트해보려 한다"며 웃었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는 시범경기 기간 최대한 많은 상황을 겪어보고, 최적의 조합을 찾겠다는 복안이었다.

첫 시작은 중심타선에 나타난 변화였다. NC는 당초 나성범-이호준-테임즈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를 구상했으나, 스프링캠프 막판부터 나성범과 테임즈의 자리를 맞바꿔 출전시키기도 했다.

나성범은 입단 후 타자로 전향하면서 NC의 3번타자로 육성되고 있었다. 호타준족으로 '5툴 플레이어'의 자질을 갖춘 유망주, 김 감독은 퓨처스리그(2군) 때부터 1군에 데뷔한 지난해까지 나성범을 3번타자 자리에 고정시켜줬다.

하지만 외국인타자 가세로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다. 아직 컨택트와 파워가 효과적으로 어울리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감독은 "마산구장에서는 테임즈가 보다 많은 홈런을 때려줄 수 있다. 앞에서 테이블세터가 만들어준 찬스를 해결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테임즈의 3번 기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나성범의 타순은 5~6번을 왔다 갔다 했으나, 테임즈는 고정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15일 넥센전까지 테임즈를 3번타자로 테스트했다.

하지만 16일 넥센전부터 조금씩 변화가 감지됐다. 김종호-이종욱으로 이뤄진 테이블세터에 변동이 생기면서 중심타선도 변화가 생겼다. 김 감독은 16일 경기에서 박민우-김종호를 테이블세터로 기용하고, 나성범-테임즈-조영훈을 3~5번으로 썼다.


새롭게 1번타자로 테스트를 받고 있는 NC 박민우.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3.19/
박민우의 기용이 핵심이다. 창단 첫 해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지명받은 내야수 박민우는 휘문고 시절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유망주로 각광을 받았다. 지난해 32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성장세가 돋보였다. 지석훈과 주전 2루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민우가 2루수 자리를 꿰찬다면, NC는 기존 김종호, 이종욱에 또 한 명의 발 빠른 야수를 라인업에 배치시킬 수 있게 된다. 이에 박민우-김종호-이종욱이라는 새로운 1~3번 라인업이 생겼다. 김 감독은 18일과 19일 열린 두산전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테스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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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이종욱이 모든 타순을 잘 소화하기에 테스트해봤다. 발 빠른 야수들을 1~3번에 전진배치했다"고 말했다. 스피드를 갖춘 타자들이 나란히 배치되면, 찬스는 많아진다. 어느 타순에서 이닝이 시작돼도 1회 1번타자가 들어서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호준과 테임즈가 해결할 찬스는 더욱 많아진다.

하지만 이종욱의 3번 기용은 모험일 수 있다. 발 빠른 야수들을 연달아 배치한다 해도 3번타자는 어느 정도 해결능력을 갖춰야 한다.

김 감독은 대신 하위타순에 무게감을 줄 생각이다. 나성범과 모창민이 6,7번타자로 가면서 하위타선도 매서워지는 것이다. 포수 김태군과 유격수 손시헌이 8,9번을 이루면 타선의 힘은 충분히 강하다.

물론 아직 타순이 확정된 건 아니다. 하지만 '이종욱 3번' 카드는 자주 활용될 전망이다. 김 감독은 "페넌트레이스는 길다. 여러가지 상황이 발생한다"며 상황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줄 것임을 시사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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