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KIA가 극복해야 할 두 가지 '낯설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3-18 12:05


15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많은 관중들이 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찾아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3.15.

'낯설음'을 극복해야 전진할 수 있다.

올 시즌 KIA는 성적 향상을 위해 엄청난 투자와 훈련을 했다. 선수들의 각오도 크고, 그간의 준비도 잘 돼 왔다. 시범경기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도 꽤 긍정적인 면들이 보인다. 새로 영입한 FA 외야수 이대형이 6경기에서 15타수 6안타 타율 4할로 맹활약했고, 외국인 마무리 어센시오 역시 지난 15일 광주 두산전에서 실점을 했지만, 다른 3경기에서는 점수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KIA의 모습은 아직까지는 '미완성'이다. 전력의 세기를 조금 더 가다듬어야 한다. 특히 무엇보다 올 시즌 두 가지 '낯설음'에 익숙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15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5초 무사서 두산 오재일의 타구를 3루수 이범호(왼쪽)이 놓치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3.15.
'새 집'의 낯설음

올해 KIA의 경기력에 어쩌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요소다. 바로 새로운 홈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의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홈구장에서는 시즌 경기수의 절반을 치러야 한다. 때문에 홈구장은 선수들이 가장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는 익숙하고 편안한 곳이 돼야 한다. 좋은 시설은 필수다.

그러나 아직까지 KIA 선수들은 새 구장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했다. 이건 시간이 필요한 문제다. 분명 기아 챔피언스필드는 환경이나 시설 면에서 국내 구장 가운데 가장 뛰어난 곳임은 틀림없다. KIA는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여기에 또 60억원을 들여 더 좋은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팬과 선수 모두 최상의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KIA 선수들이 이 시설에 익숙해질 시간이 그간 별로 없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3월 초에 국내로 복귀했는데, 곧바로 야구장을 쓰지는 못했다. 지난 15일 개장경기를 통해 처음으로 새 구장에서 실전을 경험했다. 선수들의 평가는 "시설은 좋아졌는데, 아직은 낯설다"가 주를 이룬다.

특히 완전히 다져지지 않은 그라운드, 그리고 1-3루 파울지역 쪽에 툭 튀어나온 '써프라이즈 존'은 내야 수비의 변수다. 베테랑 내야수 이범호는 "구장의 형태를 분명 인지하고 있더라도 경기에 몰입하다보면 잠시 헷갈릴 수 있다. 그라운드 바운드에 관한 정보, 그리고 페어지역에서 펜스까지의 거리를 실전을 통해 측정하고 몸에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또 하나 적응해야 할 것은 바로 밤에 조명이 켜졌을 때 외야 타구 수비에 관한 점이다. 새 야구장은 관중 편의를 위해 외야전광판이 동북동 방향을 향해 있다. 그래서 홈플레이트와 1, 3루측 관중들이 햇빛을 정면으로 보지 않게 됐다. 그러나 외야에서 홈플레이트쪽을 보고 있는 외야수들은 약간 불편한 점이 있다. 특히 석양빛이 시야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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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밤경기를 아직 해보지 않아서 조명탑이 켜졌을 때 외야 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미지수다. 그래서 KIA는 시범경기가 끝난 뒤 연습경기를 밤경기로 치를 예정이다. 다양한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장에 대한 적응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12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KIA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6대1로 앞서던 9회말 등판한 KIA 어센시오가 넥센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3.12.
외국인 시프트의 낯설음

또 하나 KIA가 올 시즌 익숙해져야 할 부분은 바로 세 명의 외국인 선수에 대한 활용방안이다. 이른바 '외국인 시프트'라고 할 수 있다. 올 시즌부터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가 3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여기서 한 경기에 동시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2명 뿐이다. 선발 2명에 타자 1명으로 이뤄진 다른 팀은 이런 규정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KIA는 외인 구성이 '선발-타자-마무리'로 돼 있다. 팀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외인 선발 홀튼이 나오는 날에는 선택을 해야 한다. 마무리 어센시오를 쓰느냐, 아니면 타자 필을 쓰느냐다.

얼핏 생각하면 '선발-마무리'의 조합이 가장 전력을 극대화 시킬 것 같다. 하지만 단언하긴 어렵다. 경기 막판에 점수가 막상막하인 상황을 떠올려보자. 결승점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확실한 대타 요원이 필요하다. 마무리는 이기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나오기 어렵다.

구체적인 예는 이렇다. 홀튼이 6회까지 2실점으로 버텼다. 타선은 4점 정도를 뽑았다고 해보자. 4-2로 앞선 7회. 하필 중간계투진이 동점을 허용했다. 4-4에서 8회말 KIA의 공격이다. 2사 만루. 대타 요원이 필요한 상황. 아무리 찾아봐도 필 이상의 대타감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센시오를 9회초나 혹은 연장 이후 쓰기 위해 필의 대타 카드를 포기해야 할까.

결정은 KIA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 상황을 따져봐야 한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과 기민한 대처는 분명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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