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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의 공백을 걱정하는 것 보다는 안지만의 공백이 더 클 것 같다."
그는 "나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혀 머뭇거림이 없다. 자신감이 온몸을 휘감고 있었다.
올해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를 수치로 물어봤다. 또 주저함이 없다. 이런 뻔한 질문이 나올 줄 알고 준비한 듯 보였다. "평균자책점 1.99이하, 블론세이브 3개 이하다." 마무리로 세이브 숫자를 딱 정하지는 않았다. 세이브는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팀 상황까지 맞물려야 하기 때문에 수치로 정하는게 무의미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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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구원왕이었던 손승락(넥센)의 성적은 평균자책점 2.30, 46세이브, 5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승환의 국내 통산 평균자책점이 1.74다.
안지만은 "주위에서 승환이 형 공백을 많이 얘기하는데 그것 보다는 안지만이 마무리로 가면서 생기는 중간 공백이 더 큰 것 아니냐. 나에게 올해는 기회다. 마무리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동계캠프 때 새로운 구종을 장착했다고 한다. 반 포크(체인지업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함) 그립을 완성했다. 안지만은 "위 아래로 떨어지는 구종이다. 2년 전부터 준비했는데 이제 내 손에 익숙하다. 잘 먹힌다. 결정구로 많이 던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안지만의 주무기는 직구와 슬라이더 2개였다. 구종은 단순하지만 공이 묵직하고 볼끝이 좋아서 최고의 불펜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오승환이 마무리를 하기 전에 판을 만들어 놓는 역할을 안지만이 했었다. 오승환이 떠나면서 안지만의 신분이 한 단계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삼성이 올해 최약체다"라며 엄살 수준의 코멘트로 걱정을 드러냈다. 안지만은 "감독님이 걱정을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삼성 선수들은 자기 분야에서 스스로 뭘 해야할 지를 잘 알고 있다. 난 감독은 아니지만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