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NC, 마산구장 광고권 2년만에 되찾았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3-04 11:23



NC가 마산구장 입성 2년만에 광고권 운영권을 되찾았다.

NC는 지난 겨울 때아닌 소송전에 휘말렸다. 창단 시부터 잡음이 있었던 마산구장 광고권에 관련된 소송이었다. 하지만 최근 소송을 마무리 짓고, 올시즌부터 마산구장 광고권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사실 NC는 2011년 초 창단과정에서 창원시로부터 야구장 광고권을 완전히 위임받았다. 구단이 야구장 내 모든 광고를 직접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9구단 유치를 위해 창원시가 제시한 혜택 중 하나였다.

창단시 약속한 광고권, 고작 6500만원에 타업체에 판매

하지만 NC가 창단한 뒤, 이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NC가 창단하기 전인 2010년 말, 마산시 체육시설관리소는 공개입찰을 통해 H업체에게 마산구장 광고권을 넘겼다. 2011년 1월 9일부터 2014년 1월 8일까지 계약기간은 3년, 그런데 H업체가 마산구장 광고권을 낙찰받은 금액은 고작 6500만원이었다.

당시 마산구장은 롯데의 제2구장으로 쓰였다. 프로 경기 개최는 1년에 채 10경기도 되지 않았다. 이마저도 들쭉날쭉했고, 입찰액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NC는 약속했던 광고권을 보장받지 못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산 창원 진해 지역이 통합된 창원시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였다. 결국 NC는 울며 겨자먹기로 2014년까지 기다려야 했다.

NC가 창단하자, H업체는 '대박'이 났다. 2011년은 경기 없이 지나갔지만, 2012년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 이어 지난해엔 1군 경기가 열렸다. 고작 6500만원을 써 10배가 넘는 수익을 남겼다.


H업체가 낙찰받은 마산구장 광고권은 포수 뒷편의 A보드, 그리고 펜스 등 기존 야구장에서 광고판매가 가능한 대부분의 지역이었다.

결국 광고수익이 필요했던 NC는 유니폼 부착 광고를 늘리는 등 다른 방법을 찾았다. 유니폼 외에도 덕아웃 주변, 프리미엄 좌석, 조명탑, 전광판 위 등 새로운 광고 영역을 찾아 헤맸다. 그 결과 마산구장에 전광판 위의 대형 조형물 광고가 생기는 등 광고의 야구장 새로운 영역이 개척됐다.


경기가 한창인 마산구장 전경. NC 측이 자체적으로 설치한 프리미엄 좌석, 덕아웃 위, 덕아웃 앞 광고가 눈에 띈다. 기존 광고권을 사용할 수 없어 NC 측이 자체 개발한 광고들과 덕아웃 광고가 혼재돼 있는 모습이다. 스포츠조선DB
갑작스런 창원시의 횡포, 광고권 6개월 연장

당초 NC는 '한 시즌만 고생하자'는 생각이었다. H업체의 마산구장 광고권 계약이 종료되는 2014년 1월 9일부터는 모든 광고권을 회수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창원시 측은 갑작스레 H업체의 광고권 계약기간을 6개월 연장시켜줬다.

박완수 전임시장은 지난해 신축구장 문제로 NC와 갈등을 빚었다. 정치적 논리에 의해 지역균형발전이란 명목으로 야구장 입지로 부적합한 진해 육군대학부지로 신축구장 입지가 결정된 뒤, 야구팬들의 성토를 받았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한 NC가 개막전을 치를 당시, 내빈으로 마산구장을 찾은 박 시장은 홈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후 창원시는 NC의 2군 구장으로 쓰일 예정이던 진해공설야구장의 리모델링 협의를 뒤엎었다. 인조잔디를 깔고 부대시설을 일부 보수하는 공사로 NC가 절반 가량의 예산을 부담하기로 했음에도 진해공설운동장 공사 협의는 최종 결렬됐다. 결국 NC는 마산구장과 포항구장을 오가며 2군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시기적으로 미묘했다. 신축구장 입지 문제로 냉랭하던 양측이 잠시 화해무드로 가나 싶었지만, 개막전 이후 창원시의 자세가 돌변했다. 시장이 야구장에서 받은 냉대가 영향이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H업체의 광고권 계약 연장도 이때 나왔다. 마산구장이 NC를 맞이하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한 2010년 10월부터 2011년 3월까지, 6개월 가량의 공사기간을 보전해주기로 한 것이다. 창원시의 이러한 결정이 나온 건 4월 10일, 개막전이 열리고 정확히 8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하지만 리모델링 공사는 경기가 없는 비시즌에 진행됐다. 애초에 H업체가 광고권으로 수익을 볼 수 없는 시기다. 창원시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H업체에게 공사기간만큼 계약기간을 연장시켜줬고, H업체는 2014년 7월 12일까지 계약을 보장받게 됐다.


마산구장 전경. NC는 이제야 마산구장의 모든 광고권을 직접 관리,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스포츠조선DB
결국 수익 분배로 합의, NC 이제야 광고권 운영 시작

결국 NC와 H업체가 부딪혔다. H업체는 먼저 NC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존 A보드 위 LED 전광판 철거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는 NC가 포수 뒷편의 A보드 광고권을 행사할 수 없어 새로 개발한 광고영역이었다. H업체는 이 LED 전광판이 자신들의 광고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소송을 걸었다.

반면 NC는 창원시의 H업체에 대한 광고권 연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송을 했다. 창원시가 광고권 계약기간 연장을 주도했지만, 당시 계약의 주체는 마산시 체육시설관리소였고 NC는 이미 위수탁 계약을 통해 새로운 마산구장 운영 주체인 창원시 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광고권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위임받았다는 것이다.

이대로 소송이 진행됐다간 공멸이었다. 광고주들은 광고권 판매가 7월 12일 전후로 나뉘어진 상황에서 섣불리 광고 계약을 할 수 없었다. 광고 판매가 어려운 상황에서 H업체와 NC 모두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발등에 불이 떨어진 H업체는 전향적으로 돌아섰다. H업체는 7월 12일까지의 모든 권한을 NC에 위임하기로 했다. NC는 광고권을 직접 관리, 운영하고 7월 12일까지의 수익금을 H업체에 주기로 했다.

NC는 우여곡절 끝에 창단시 약속받은 광고권을 이제야 직접 운영하게 됐다. 광고주들도 마음 편히 마산구장에 광고할 수 있게 됐고, 올해는 일단 '반쪽 짜리'지만 NC도 광고권 수익을 얻게 됐다. 하지만 연고지 창원시와의 계속된 갈등은 씁쓸하기만 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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