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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개 이상 던져도 내 공을 유지할 수 있게 하겠다."
류제국은 지난 시즌을 돌이키며 "나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얻어냈다"고 말했다.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해 12승을 거뒀다. 류제국의 활약이 없었다면 LG가 과연 가을야구를 할 수 있었을까 의구심을 품는 시선이 있기도 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구체적인 승수 등을 밝히기는 힘들지만, 지난해와 달라질 중요한 점이 한 가지 있다고 했다. 류제국은 "아무래도 체계적인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시즌을 치르다 보니 힘든 상황이 오기도 했다. 특히, 투구수 80개가 넘어가면 승부가 어려워졌었다. 나는 힘이 빠지지 않았다고 느끼는데, 파울이 될 타구들이 안타가 되는게 많아지더라. 구위가 떨어졌다는 증거였다"며 "올해는 캠프에서 체계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오래 야구를 한 류제국은 자유분방한 스타일이다. 자신에게 쏠리는 관심을 좋아한다.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말하고, 표현도 자유롭다. 다른 사람들이 긴장될 법한 상황을 즐기기도 한다. 류제국은 "팬들이 많이 오시는 개막전에 선발로 나간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라고 말한다. 류제국은 "올시즌 목표는 하나다. 한 경기 한 경기 즐기면서 야구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린 나이 건너간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어려운 결정을 내리며 한국에 돌아왔다. 미련이 남을 법 하지만 류제국은 "팬들이 나를 향해 환호해주시는 모습을 보면 한국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조금 더 일찍 와서 더 좋은 공을 던질 때 팬들 앞에 섰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고 밝혔다.
류제국은 "어렸을 때부터 LG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팀이었다. 그 팀에서 야구를 한다는 자체가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불러주시면 영광"
올해 9월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류중일 감독은 일찌감치 "최강 전력으로 팀을 꾸리겠다"고 선언했다.
시즌 중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해외파 선수들의 참가가 불가능한 상황. 그렇게 봤을 때 류제국도 선발투수로서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지난해와 같은 구위, 성적이라면 확실한 우완 에이스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류제국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류제국은 이에 대해 "아시안게임은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하면서도 "내가 뽑힐 수 있나. 뽑힐 수만 있다면 정말 영광스러울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청소년 대표 때는 유독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안좋았는데, 이 것도 만회해보고 싶다. 선수로서 국가를 위해 뛴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키나와(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