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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중인 SK 김광현은 지난 2009년 이후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달 27일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첫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김광현이 1월에 불펜피칭을 시작한 것은 5년만에 처음이다. 그 정도로 비시즌 동안 몸관리를 잘했다는 의미다. 당연히 이만수 감독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8~9년간 한국 프로야구 마운드를 주름잡았던 '빅3' 가운데 류현진(LA 다저스)과 윤석민(볼티모어 오리올스)이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루면서 이제 시선은 자연스럽게 김광현에게 쏠리게 됐다. 선수 자신의 목표 의식도 뚜렷하고, 구단도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결국 올시즌 성적이 김광현에게는 뜻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다. 부상없이 풀타임을, 그것도 선발 보직을 받아들고 꾸준히 호투를 펼친다면 더이상 바랄 게 없다.
그러나 아직 김광현의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다. 불펜진 불안을 걱정하는 이 감독이 김광현을 '불펜 에이스' 후보로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웠다는 것은 일단은 선발 보직을 전제하고 있다는 의미다. 올초와는 조금은 다른 방향이다. 그리고 김광현은 만족스러운 투구내용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경기후 "광현이는 첫 경기였는데 잘 던졌다. 지금의 컨디션을 잘 유지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처럼 잘 던지면 선발 에이스로 손색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SK 마운드 상황을 봐도 김광현이 선발로 중심을 잡아주면 훨씬 안정감이 넘친다. 김광현, 윤희상, 조조 레이예스, 로스 울프 등 4명의 확실한 선발자원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백인식 등 2~3명의 후보들 가운데 5선발을 뽑으면 되니 마운드 구상이 복잡해질 필요도 없다. 김광현이나 SK에게 일단 출발은 좋다.
오키나와(일본)=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