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훈련때 용규가 없어 허전하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2-19 09:01


한화는 정근우가 합류하면서 분위기와 훈련 효과가 높아졌다고 한다. 고친다 구장에서 타격 훈련 도중 김종모 전종화 코치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정근우.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한화 덕아웃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 정근우 덕분이다. 프런트, 코치들과도 농담을 주고받는 그의 붙임성과 배포가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 정근우가 배팅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가면 주위의 시선이 몰린다. 김응용 감독도 정근우 타격 차례가 오면 안경을 다시 한번 매만진다. 힘이 실린 빠른 타구와 기합 소리에서 그의 악발이 근성이 묻어난다. 이를 본 김 감독은 "정근우처럼 악착같은 플레이와 근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근우가 한화 유니폼을 입고 훈련을 한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정근우는 지난달 15일 선수단과 함께 오키나와 캠프에 도착해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요즘에는 연습경기에도 출전해 한껏 오른 컨디션을 과시중이다. 분위기를 띄우고 훈련을 성실히 소화하는 모습은 변한 것이 없었다. "한화라는 팀에 얼마나 융화됐는가"라고 묻자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원래 있던 팀처럼 느껴졌다. 적응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어서 돌아와라 용규야

한화 '정근우'하면 항상 '이용규'가 따라오게 마련이다. 두 선수는 지난해 11월17일 FA 계약을 통해 똑같이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로 '세트'로 이름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용규는 지금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최진행과 함께 재활 훈련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선수단 훈련과 스케줄이 많이 다르다. 때문에 정근우와 이용규는 훈련장에서 거의 마주칠 일이 없다.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는 선수는 정근우다. 정근우는 "지금 용규가 재활중이라 함께 하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 와서 식사는 같이 하는데 아직 테이블세터로서 서로 (야구에 관한)구체적인 얘기는 나누지 못했다"며 "좀 허전하기도 하고 빨리 합류가 돼서 같이 훈련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는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해 '국가대표' 1-2번 타순을 구축하게 됐다. 그러나 이용규가 시즌 개막전에 맞춰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의 경우 시즌초 정근우 혼자 1번을 맡아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근우는 '이적 동기생'과 출발을 같이 하고 싶어한다.

오로지 야구만 생각한다

정근우는 지난 2004년 SK에 입단해 지난 시즌까지 통산 991경기에서 타율 3할1리를 기록했다. 도루 능력이나 2루 수비 실력도 최정상급이다. 한화가 공수주에 걸쳐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근우에게 기대하는 바도 당연히 출루와 득점이다. 최근 절친인 김태균이 "너는 올해 300안타, 300득점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농담을 빌어 응원을 보내주자, 정근우는 "그 절반만 하면 성공"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정근우는 "이곳에 와서 내가 할 일은 오로지 야구를 잘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해야 할 역할을 들자면 많이 출루하고 득점을 올리는 일이다"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전에는 분위기가 어땠는지 모르지만, 내가 와서 분위기가 좋아졌다면 기쁜 일이다. 야구도 잘하고 팀도 좋아졌으면 좋겠다"라며 밝게 웃었다.

가장 좋았던 시기를 생각한다

정근우는 프로 생활을 하는 동안 타격폼을 크게 바꾼 적이 없었다. 안정된 타격폼이 그의 장점이다.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꾸준히 세자릿수 안타를 칠 수 있었던 것도 안정적인 타격폼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팀이 바뀌었고, 출루와 득점 등 주위에서 바라는 바도 더욱 커졌다. 타격폼을 가다듬는 일에 관한 생각을 물었다. 정근우는 "새 팀에 왔다는 이유로 타격폼을 바꾸고 하는 일은 없다. 다만 잘쳤던 시절의 폼을 살리고 잘못됐던 것을 꾸준히 고치면서 가장 완벽한 내 폼을 만들어가고 있다. 크게 바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생각도 마찬가지다. 정근우는 2007~2011년까지 5시즌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세 차례 경험했다. 정근우에게는 경험면에서 큰 자산이다. 잘 나가던 시절이라면 한화에서도 못할 것이 없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오키나와(일본)=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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