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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복수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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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당당히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보여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도 마찬가지. 메이저리그 일정을 마치고 11월초 한국에 돌아온 류현진은 정규시즌 못지 않은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각종 야구 관련 행사에 빠짐없이 나와 자신을 응원해 준 팬, 그리고 야구계 선후배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런 류현진이 22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올해 마지막 봉사 활동을 했다. 자신의 이름을 내 건 '류현진 몬스터쇼'를 열어 유소년 야구 꿈나무들에게 메이저리그 14승 투수의 노하우를 전했다. 평소 친한 사이인 김현수 양의지(이상 두산), 손주인(LG)도 류현진과 함께 재능을 나눴다.
이날 행사에서 류현진은 유소년 야구 꿈나무들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준 뒤 야구 클리닉을 진행했다. 유소년 야구선수들은 "가장 까다로운 타자는 누군가요." "롤모델을 말해주세요." "라이벌은 있나요." 등 평소 류현진에게 궁금했던 점들을 쏟아냈다. 류현진은 이런 질문에 대해 "가장 까다로운 타자는 이대호 형이고, 롤모델은 박찬호 선배님이셨다. 또 팀 동료인 커쇼가 정말 대단한 투수인데, 라이벌로 생각하겠다"며 재치있게 답했다.
이어진 야구 클리닉 행사에서 유소년 선수들의 투구 폼을 세밀히 다듬어 준 류현진은 "어린 후배들의 야구 실력이 대단하다. 몇몇 선수들은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잘한다"면서 "언젠가 이 후배들과 함께 야구장에서 만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려면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즐겁게 야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어린 후배들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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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를 마친 류현진은 이제 내년 1월 초순 미국 LA로 떠난다. 다시 2014시즌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류현진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호텔 피트니스 센터에서 매일 2시간씩 훈련을 진행했다. 이제 1월 초 LA에 가면 스프링캠프 전까지 본격적으로 몸만들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4시즌 류현진의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2006년 프로에 입문한 이후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록. 바로 '2점대 평균자책점-두 자릿수 승리'다. 류현진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다음 시즌에 대해 항상 똑같은 목표를 다짐하곤 했다. 선발이라면 2점대 평균자책점에 두 자릿수 승리는 해야 한다고 믿는다. 내년에도 꼭 그 목표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첫 해인 올해 14승(8패)에 평균자책점 3.00으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러냈다. 첫 시즌에 이런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2년차 시즌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한결같은 목표를 언급하며 흔들림없는 자신감을 보였다. 류현진은 올 시즌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이동 일정도 크게 부담스럽진 않았다"면서 "다만 시차가 달라지는 점은 약간 부담스럽기도 했다. 낮경기 때 좋은 성적을 못 냈는데, 내년에는 이를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류현진은 두 번째 목표도 밝혔다. 바로 올해 자신을 괴롭혔던 천적들을 내년에는 꼭 쓰러트리겠다는 것. 애리조나의 폴 골드슈미트나 샌프란시스코의 헌터 펜스가 대표적인 '류현진 천적'들이다. 이들을 언급할 때 살짝 표정을 굳힌 류현진은 "내년에는 다른 팀에서 나에 대한 분석을 더 많이 할 것이다. 하지만 나 역시 상대들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더 많은 비디오를 보며 해법을 찾겠다. 올해 고전했던 타자들에게 또 당하진 않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한편, 류현진은 이날 텍사스와의 7년 계약에 합의한 추신수에 대해 "정말 잘됐다. 부담스러운 맞대결을 피하게 된 것도 좋다"면서 "대신 월드시리즈에서는 꼭 맞붙고 싶다"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봉사 대장'으로서의 활동을 마친 류현진은 이제 다시 '코리안 몬스터'의 위용을 보이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과연 류현진이 2014시즌에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