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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이 말하는 외국인 타자 로티노 활용법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12-16 06:57


올해 초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에 합류할 당시의 로티노. 사진캡처=스포츠닛폰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폭발적인 장타력을 갖춘 것도 아니다. 넥센 히어로즈가 최근 영입을 발표한 미국 국적의 외야수 비니 로티노(33)는 눈에 확 들어오는 점이 없다. 최소한 경력과 기록을 보면 그렇다. 메이저리그 경력이나 현 시점에서의 지명도를 보면, 두산 베어스의 호르헤 칸투(29), NC 다이노스의 에익 테임즈(27)에 비해 한참 떨어져 보인다. 칸투는 메이저리그에서 104홈런을 때렸고, 테임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40인 로스터 안에 이름을 올린 기대주이다.

로티노는 밀워키 브루어스, 플로리다 말린스, 뉴욕 메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5시즌 동안 6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1리(97타수 14안타) 3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올 해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 입단했지만, 주로 2군에서 뛰었다. 히어로즈 구단에 따르면, 2군에서 5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5푼6리(174타수 62안타), 7홈런, 33타점을 기록했다. 화려해보이지만 어디까지나 2군 기록이다. 외야수에 1,3루수, 포수까지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만큼 한 포지션에 정착하지 못했다는 걸 의미한다. 그런데도 히어로즈는 왜 로티노를 선택한 것일까.

염경엽 히어로즈 감독은 로티노의 야구에 대한 절박함, 절실함을 이야기 했다. 로티노에게는 한국에서 꼭 성공해야하는 분명한 목표 의식이 있다는 얘기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일천한 로티노는 대우가 열악한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뛰었고, 올 시즌 오릭스에서도 연봉이 2000만~3000만엔 수준이었다. 30대에 메이저리그 도전이 현실적으로 힘든 선수이다.

염 감독은 "현대와 LG에서 많은 외국인 선수를 뽑아봤는데, 성공을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했다. 로티노에게 히어로즈가 그렇다. 또 우리와 비슷한 면이 있는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한 것도 고려를 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로티노가 외야수와 내야수, 포수까지 가능하지만, 일단 외야수로만 쓰겠다고 했다. 히어로즈는 좌익수 로티노, 중견수 이택근, 우익수 문우람으로 외야 주전 라인업을 구상하고 있다.


최근 넥센 히어로즈와 계약한 로티노의 클리블랜드 시절 모습.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염 감독은 "가장 잘 하는 포지션을 맡겨 편하게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좌익수로 나가면서 종종 지명타자를 맡길 생각이다. 부담을 덜 줘야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다"고 했다.

염 감독의 기대치도 비교적 소박(?)하다. 타율 2할7푼에 15홈런, 60타점 정도이다. 히어로즈는 박병호를 비롯해 강정호 이성열 김민성 등 홈런타자와 중장거리 타자가 많은 팀이다. 로티노가 15홈런, 60타점 정도를 해준다면 총액 30만달러 몸값이 아깝지 않다고 했다. 사실 100만달러 이상으로 치솟은 메이저리그 출신 타자 영입 비용도 로티노 영입을 어느 정도 작용을 했다고 봐야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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