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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어게인 2010년을 강조한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12-16 10:45


SK 김광현이 어깨 부상에서 벗어나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김광현은 2010년이 자신의 전성기라고 했다. 스포츠조선 DB

'Again 2010!'

에이스 크리스 세든을 일본에 빼앗긴 SK는 대체 외국인 투수로 지난 15일 메이저리그 출신의 로스 울프를 영입했다. 올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22경기, 47⅔이닝을 던진 울프는 최근까지 메이저리그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일단 큰 기대를 걸 수 있는 후보로 여겨진다. SK는 기존의 조조 레이예스와 울프를 모두 선발로 쓴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김광현과 윤희상, 백인식을 포함시켜 5인 로테이션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선발의 축이 돼야 할 선수는 누가 뭐래도 김광현이다.

김광현에게 2014년은 또 한번의 전성기를 만들 수 있는 시즌이다. 김광현은 2011~2012, 두 시즌 동안 왼쪽 어깨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2011년에는 17경기, 2012년에는 16경기 등판에 그쳤다. 2012년 12월 미국으로 건너가 정밀검진을 받고 수술을 권유받기도 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오로지 재활 훈련만으로 부상을 극복하며 올시즌 선발로 10승을 올렸다. 부상 부위가 피칭을 할 때 중요한 기능을 하는 관절 와순이었던 만큼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신경이 쓰였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완벽하게 회복됐다.

인천 문학구장에 나가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 김광현은 "관절을 다쳤었기 때문에 아직 조심하고 있는 단계다. 지금은 웨이트와 러닝, 그리고 튜빙으로 어깨쪽 보강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로서도 김광현이 내년 시즌 완벽하게 부활해야 선발 마운드 운용의 축을 기대할 수 있다. 김광현은 지난 2010년 17승7패, 평균자책점 2.37을 올리며 입단 이후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그해 한국시리즈에서는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우승을 결정짓기도 했다. 앞서 2008년에는 16승4패, 평균자책점 2.39로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김광현은 2010년을 재현하고 싶어한다.

김광현은 "내년에는 욕심을 좀 내고 싶다. 팔에 대한 조심스러움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몸을 잘 유지해서 많은 이닝을 던졌으면 좋겠다. 2010년(193⅔이닝)까지는 안되더라도 풀타임을 던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광현이 내년 시즌을 벼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김광현도 해외 진출의 꿈이 있다. 올시즌 류현진의 성공과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진출 시도를 유심히 지켜봤다. 김광현은 "현진이형은 성공한 케이스이고, 석민이형은 진출을 앞두고 있지 않은가"라며 "내가 (해외로)나갈 수 있을지 아직은 모르지만, 큰 무대에 대한 꿈은 있다"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광현은 올해까지 FA 자격 취득 기준으로 5시즌을 채웠기 때문에 해외 진출을 하려면 2015년, 완전한 FA가 되려면 2017년 시즌까지 소화해야 한다. 따라서 2014년은 예전의 기량을 반드시 보여주면서 입지를 다져야 하는 시즌이다. 김광현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보직에 관해서는 변수가 있다. 불펜이 약한 SK는 마무리로 김광현을 활용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김광현은 올시즌 막판 마무리로 두 차례 등판한 경험이 있다. 이만수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광현의 쓰임새는 선발이 적합하다. 데뷔 이후 줄곧 선발로 던져 왔고, 대부분의 투수들이 그렇듯 본인도 선발에 대한 애착이 크다. 더구나 지난 시즌 어깨 부상에서 벗어나 3년만에 선발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부활에 성공했기 때문에 선발로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김광현은 이에 대해 "내가 선발로 던진다면 그것은 감독님의 결정에 의한 것이고 팀을 위해서일 것이다. 마무리도 마찬가지다"라며 팀의 결정을 따라야 함을 강조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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