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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방출생이 먼저 찾는 NC, 베테랑 예우법은?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12-08 11:21



한 해의 마무리를 하는 12월, 유독 추운 겨울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바로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이다.

그들 모두에게 사연이 있다. 모든 이의 주목을 받고 입단한 프로에서 적응에 실패한 유망주들부터, 산전수전 다 겪고 후배들에게 밀려난 베테랑들까지. 모두 '장편 드라마'를 쓸 수 있을 만큼 사연이 많은 이들이다.

11월 말 보류선수에서 제외된 선수들은 새 둥지를 찾기 시작한다. 아직 가능성이 남아있거나 1군에서 통할 기량이 된다고 판단이 들 경우, 금세 새 둥지를 찾는다. 방출생 중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인 백승룡(31)은 한화를 떠나자마자 곧바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구단에 방출을 요청한 두 베테랑도 새 팀을 찾았다. 빅리거 출신 김선우(36)가 두산의 안방 라이벌인 LG로 이적했고, 신명철(35)은 삼성을 떠나 10구단 KT로 갔다.

방출생들이 한 번씩 문을 두드리는 곳이 있다. 바로 NC다. 신생팀으로 9개 구단 중 7위라는 돌풍을 일으키며,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낸 NC는 이미 베테랑들을 예우해왔다. 지난해 FA 시장에서 이호준과 이현곤을 영입해 선수단의 중심을 잡았고, 마운드에 돌아오지 못할 것 같던 손민한은 당당히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 10월에도 손민한과 함께 '우완 트로이카'의 한 축이었던 박명환을 영입했다.

이런 NC의 행보는 방출생들에겐 가뭄 속 단비와도 같다. 모두들 '혹시나' 싶은 마음에 연락을 취한다. 친분이 있든 없든 마찬가지다. NC 코칭스태프는 보류선수 명단이 발표된 뒤, 수많은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외국인선수를 제외한 선수단 구성이 완료된 상황에서 자리를 내긴 쉽지 않았다. 성장하는 젊은 선수들의 자리가 필요했다. 구단의 입장도 있었다. 한 명의 선수가 아쉬운 코칭스태프지만, 모두 완곡히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NC는 젊은 팀이다. 지난 2년간 신인드래프트에서 많은 유망주들을 확보했고, 이들은 타구단에 비해 빠르게 1군을 경험할 수 있었다. 기존 구단에서 보호선수 20인 외 1명씩을 지명했지만, 이들 역시 아직은 젊은 축에 속한다.

구단에선 이들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 필요했다. FA 이적이라는 부담감에도 주장으로서 신생팀을 이끈 이호준은 사실 팀 구상의 핵심이었다. 최고의 적임자란 판단에 일찌감치 영입전에 뛰어들 것을 결정했다.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려난 이현곤 역시 벤치에서 후배들을 다독이며 베테랑다운 역할을 한 숨은 공신이다. 손민한은 투수조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마음껏 전수했다.


이번 FA 시장에서도 내·외야의 중심을 잡아줄 이종욱(33)과 손시헌(33)을 잡았다. 두 명 모두 팀에선 고참 역할을 해야 할 선수들이다.

NC가 베테랑들을 영입하면서 기대한 건 단순한 실력이 아니다. 후배들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수인지가 최우선이었다. 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구단에서 가장 큰 만족감을 드러내는 부분 중 하나다. NC의 베테랑 예우법, 첫 해 돌풍의 중심축이 아닐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NC 손민한이 경기 도중 후배인 고창성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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