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겨울 행보 분석 '우승 아니면 안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12-02 09:38 | 최종수정 2013-12-02 09:38



올겨울 LG의 행보를 보면 내년 시즌 어느정도의 성적을 구단이 기대하는지가 보인다. 목표는 하나다. 우승에 모든 포커스가 맞춰졌다.

LG는 올시즌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는데 성공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구단 내부적으로는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이걸로 만족할 수 없다. 당장 급했던 목표를 이뤘기에 프로 구단으로서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야 한다. LG 백순길 단장은 "내년에는 올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둬야하지 않겠느냐"며 4강을 넘어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당당히 밝혔다.

이번 겨울 진행되고 있는 선수 영입만 봐도 LG의 의지가 느껴진다. 시작은 임재철이었다. 2차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의 베테랑 외야수 임재철을 데려왔다. 당장 외야진의 주전 경쟁에 불을 지필 수 있는 선수. 또, 전체적으로 어깨가 약한 LG 외야를 감안할 때 더욱 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FA 이대형의 보상선수로 데려온 사이드암 투수 신승현도 마찬가지다. 김기태 감독이 "당장 1군에 쓸 선수를 데려왔다"고 했다. 2년 전 FA 보상선수로 유망주 투수인 임정우와 윤지웅을 지목했던 것과 상황이 정반대다.

김선우 영입도 그렇다. 아직까지 최종적으로 도장을 찍지는 않았지만 LG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선우도 방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코칭스태프가 구단에 영입을 요청했다고 한다. 전성기 구위는 아니지만 베테랑으로서 투수진에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

전에 없던 일본 전지 마무리 훈련도 실시했다. 이병규(7번) 정의윤 김용의 문선재 등 올 한해 1군에 확실히 자리잡은 선수들이 기량을 끌어올렸다. 스프링캠프도 사이판이 아닌 미국 애리조나에 차린다. 돈이 많이 들지만 훈련 여건이 훨씬 좋다.

다른 팀에 비해 1군 자원이 풍부한 LG다. 이런 LG가 미래를 보기보다는 당장 전력 업그레이드에 도움이 될 선수들을 끌어모으고 이례적인 전지훈련까지 실시하는 이유는 하나다. 코칭스태프가 내년 시즌 성적에 대해 느끼는 부담이 굉장하다는 것이다. 안그래도 성적에 대한 기대가 큰 인기구단이다.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타이틀로 그동안 얻어왔던 면책권도 사라졌다. 우승이 아니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