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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합쳐서 도루 100개면 되지 않겠어?
이들의 영입으로 인해 한화는 당장 테이블세터진을 보강하는 동시에 수비에서도 든든한 센터라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고질적인 기동력 저하 문제도 일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한화는 올해 겨우 70개의 팀 도루를 기록해 2009년 이후 4년 만에 리그 최소 도루를 기록한 팀이라는 불명예를 썼다. 하지만 이용규와 정근우의 가세로 팀 도루수 역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열린 입단식에는 정 대표이사와 노재덕 단장, 김응용 감독이 참석했다. 선수단 대표로는 주장 고동진과 중심타자인 김태균과 최진행이 참석해 새 동료를 반겼다. 김태균은 정근우와 동갑내기 절친으로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왔다. 또 최진행은 이용규와 덕수정보고(현 덕수고) 동기생으로 야구를 같이 한 사이다. 때문에 이들은 새로운 동료가 된 오랜 친구들에게 꽃다발을 안기며 환영인사를 전했다.
KIA에서 줄곧 15번을 달다가 한화에서는 '1번'으로 등번호를 바꾼 이용규는 "15번에도 애정이 깊었지만, 새 팀에서 새로 시작하는 의미로 등번호 1번을 선택했다"고 새 등번호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용규는 지난 9월 어깨 수술 이후 현재 재활중이다. 이에 대해 이용규는 "한화에서 내 어깨 상태에 관해 굳은 믿음을 보여줘 계약서에 사인하게 됐다"면서 "현재 순조롭게 재활중이라 내년 3월쯤에는 공을 던질 수 있다고 한다. 5월 이전에는 무조건 그라운드에 돌아오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용규와 정근우 모두 한화에서 중고참급 연차의 선수들이다. 새로 팀에 적응해야하는 숙제만 해결하면 당장 팀에서 솔선수범해야 한다. 때문에 이들은 하나같이 "팀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도록 선후배들 사이에서 좋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응용 감독은 이들의 입단에 대해 "두 선수 모두 발도 빠르고, 공격도 잘하고, 수비도 최고 아닌가. 우리 팀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는 훌륭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FA로 영입한 선수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너무 잘하려고 부담감을 갖기 때문이다. 정근우와 이용규 모두 부담갖지 말고 평소 해왔던 대로만 해준다면 분명 성공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런 김 감독은 과연 이들이 도루를 부담없이 몇 개나 해주기를 바라고 있을까. 특유의 위트를 섞은 대답이 나왔다. 김 가독은 "평소대로 부담없이 둘이 합쳐 80개 이상해주면 되는 거 아닌가. 각자 50개씩 100개 정도는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이끌었다. 과연 정근우와 이용규가 매년 하위권에 머물던 한화를 앞 순위로 이끌 쌍끌이 엔진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