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이용규, 한화의 제트엔진 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11-27 16:53


프로야구 FA 정근우와 이용규가 2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입단식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용규와 정근우가 김응룡 감독과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날, 입단식에는 김응룡 감독, 주장 고동진 외에 정근우, 이용규와 친분이 두터운 김태균, 최진행도 참석했다.
프라자호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11.26/

"둘이 합쳐서 도루 100개면 되지 않겠어?

프로야구 한화 김응용 감독이 농담속에 진심을 가득 담았다. FA 영입한 두 명의 '날쌘돌이'들에게 느리기로 소문난 한화의 기동력을 확 살려달라는 바람이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로 한화 유니폼을 새로 입은 내야수 정근우(31)와 외야수 이용규(28)가 공식입단식을 치렀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2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공식 입단식 및 기자회견에서 정승진 한화 대표이사로부터 유니폼과 모자를 건네받고 처음으로 '독수리 군단'의 옷을 입었다. 이들은 한화 입단의 첫 소감으로 나란히 "한화가 내년 시즌 반드시 4강 이상 진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친정팀 SK에서 FA로 풀린 정근우는 지난 17일 4년간 최대 70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 7억원, 옵션 7억원)의 조건에 한화와 계약했다. 이용규 역시 같은날 4년간 최대 67억원(계약금 32억원, 연봉 7억원, 옵션 7억원)에 한화행을 택했다.

이들의 영입으로 인해 한화는 당장 테이블세터진을 보강하는 동시에 수비에서도 든든한 센터라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고질적인 기동력 저하 문제도 일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한화는 올해 겨우 70개의 팀 도루를 기록해 2009년 이후 4년 만에 리그 최소 도루를 기록한 팀이라는 불명예를 썼다. 하지만 이용규와 정근우의 가세로 팀 도루수 역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열린 입단식에는 정 대표이사와 노재덕 단장, 김응용 감독이 참석했다. 선수단 대표로는 주장 고동진과 중심타자인 김태균과 최진행이 참석해 새 동료를 반겼다. 김태균은 정근우와 동갑내기 절친으로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왔다. 또 최진행은 이용규와 덕수정보고(현 덕수고) 동기생으로 야구를 같이 한 사이다. 때문에 이들은 새로운 동료가 된 오랜 친구들에게 꽃다발을 안기며 환영인사를 전했다.

SK에서처럼 등번호 8번을 달게 된 정근우는 "명문 구단인 한화에 입단하게 돼 영광이다. 팀이 그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내년 시즌 신인의 자세로 열심히 임해 팀이 꼭 4강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IA에서 줄곧 15번을 달다가 한화에서는 '1번'으로 등번호를 바꾼 이용규는 "15번에도 애정이 깊었지만, 새 팀에서 새로 시작하는 의미로 등번호 1번을 선택했다"고 새 등번호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용규는 지난 9월 어깨 수술 이후 현재 재활중이다. 이에 대해 이용규는 "한화에서 내 어깨 상태에 관해 굳은 믿음을 보여줘 계약서에 사인하게 됐다"면서 "현재 순조롭게 재활중이라 내년 3월쯤에는 공을 던질 수 있다고 한다. 5월 이전에는 무조건 그라운드에 돌아오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용규와 정근우 모두 한화에서 중고참급 연차의 선수들이다. 새로 팀에 적응해야하는 숙제만 해결하면 당장 팀에서 솔선수범해야 한다. 때문에 이들은 하나같이 "팀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도록 선후배들 사이에서 좋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응용 감독은 이들의 입단에 대해 "두 선수 모두 발도 빠르고, 공격도 잘하고, 수비도 최고 아닌가. 우리 팀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는 훌륭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FA로 영입한 선수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너무 잘하려고 부담감을 갖기 때문이다. 정근우와 이용규 모두 부담갖지 말고 평소 해왔던 대로만 해준다면 분명 성공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런 김 감독은 과연 이들이 도루를 부담없이 몇 개나 해주기를 바라고 있을까. 특유의 위트를 섞은 대답이 나왔다. 김 가독은 "평소대로 부담없이 둘이 합쳐 80개 이상해주면 되는 거 아닌가. 각자 50개씩 100개 정도는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이끌었다. 과연 정근우와 이용규가 매년 하위권에 머물던 한화를 앞 순위로 이끌 쌍끌이 엔진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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