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넥센 2차 드래프트 덕분에 앓던 이 뺐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11-22 17:13


2차 드래프트는 주전과 1군 선수들에게 밀려 기회가 없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다. 그동안 선수를 키우던 구단은 아무래도 뺏기면 마음이 아프다. 특히 팀을 옮긴 뒤에 잠재력이 터지면 더욱 배가 아플 수 밖에 없다.

대신 앓던 이를 빼는 시원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번엔 두산과 넥센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고민을 해결했다.

이혜천의 NC행은 충격이었다. 이혜천이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것 자체도 의아했던 부분. 왼손 투수로 빠른 공을 뿌리는 이혜천은 두산에겐 계륵과 같은 존재였다. 분명 재능이 있고, 경험도 풍부했지만 최근엔 예전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후 3년간 93경기에 등판해 2승 8패, 1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7.46의 부진한 성적을 보이며 베테랑으로서 팀에 기여하길 바랐던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 특히 올시즌엔 13경기에만 등판했고, 9⅓이닝 동안 12점을 내줘 평균자책점도 11.57로 좋지 않았다. 일본까지 진출했던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함부로 버릴 순 없었지만 유망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를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고, NC가 그를 지명해 데려갔다.

넥센은 신현철과 김민우를 보냈다. 김민우는 타격이 좋은 내야수였고, 신현철 역시 넥센에서 키우는 인물이었지만 음주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보호선수에서 제외했고 이들은 새 팀의 지명을 받아 새롭게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신현철은 SK의 1라운드 지명으로 인천으로 홈을 옮기게 됐고 김민우는 2라운드에서 KIA의 지명으로 광주를 새로운 고향으로 삼게 됐다.

김민우는 지난 6월 9일 새벽 논현동에서 무면허 음주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로 후진을 하던 중 택시와 접촉사고를 냈다. 결국 KBO로부터 야구활동 3개월 정지와 유소년 야구봉사활동 240시간을 부과 받았고 소속팀 넥센은 정규시즌 30경기 출전 금지와 벌금 1000만원을 부과 받았다. 김민우를 대신해 1군에 올라왔던 신현철은 알고보니 이전에 음주 사고를 냈었다. 지난 4월 8일 서울 강남역 인근 골목길에서 만취상태에서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불구속된 것이 뒤늦은 6월 13일에 알려진 것. 결국 구단으로부터 시즌 아웃과 벌금 10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이들의 이탈은 넥센으로서도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음주 파문의 꼬리표로 넥센에서 계속 뛰게 하는 것은 선수 본인과 팀에게 모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2차드래프트를 통해 선수들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고, SK와 KIA는 전력을 보강하게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 유니폼을 입게된 이혜천.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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