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푼 NC, 팀의 '미래'들 박탈감은 막아야…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11-18 06:36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 '미쳐버린' FA 시장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는 프로야구 제9구단 NC도 마찬가지다.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타구단보다 중요한 문제다. NC는 원 소속구단과 우섭협상기간이 종료되고 시장에 나온 FA 6명(메이저리그 진출 추진중인 윤석민 제외) 중 2명을 품에 안았다. 총 80억원을 썼다.

약점으로 꼽혔던 센터라인 보강에 성공했다. 외야수 이종욱(계약금 28억원, 연봉 5억원, 옵션 2억원)과 내야수 손시헌(계약금 12억원, 연봉 4억원, 옵션 2억원)을 잡았다. 고교 동기인 둘은 첫 FA 4년을 또다시 한 팀에서 보내게 됐다.

이종욱, 손시헌에게 각각 50억원, 30억원을 쓸 만큼 거액을 풀었다. 지난해 11월 기존구단으로부터 보호선수 20인 외 1명씩 특별지명할 때 한 명당 10억원씩 총 80억원을 썼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단 두 명을 영입하는데 기초전력을 만들었던 지난해와 같은 액수를 썼다.

순식간에 센터라인을 바꿀 수 있게 됐다. 손시헌은 내야에 경험을 더해줄 수 있는 검증된 유격수다. 또한 이종욱은 주포지션인 중견수는 물론, 코너 수비도 가능하다. 첫 날부터 뜨겁게 달아오른 진정한 '자유경쟁' 시장에서 웃은 것이다.

NC는 이번 FA 시장에서 경험을 얻었다.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둘을 데려왔다. 하지만 금액이 문제다. 미친 듯이 치솟은 몸값에 NC 역시 '오버페이'를 한 측면이 있었다.


28일 잠실구장에서 201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두산 손시헌과 이종욱이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0.28
올시즌 개막 전 NC 등록선수 연봉 총액(외국인선수 제외, 신인 16명 포함)은 28억3500만원이었다. 막내구단으로 연봉총액은 당연히 최하위였다. 억대연봉자도 단 4명(이호준 이승호 송신영(트레이드) 이현곤) 뿐이었다.

이호준(4억5000만원)과 이현곤(1억5000만원)은 구단의 첫 FA 영입작품이었고, 이승호(3억5000만원)와 송신영(3억원)은 전년도에 FA로 팀을 이적한 뒤 부진해 NC에 특별지명된 이들이었다.


이처럼 NC는 다른 구단과 달리, 연차가 낮고 연봉이 낮은 선수들이 주축이었다. 기존 구단에서 특별지명한 이들도 아직 기량을 만개하지 못한 이들이었다. 나머지 자리는 신인급 선수들이 차지했다.

올 한 해 이들은 단단히 뭉쳐 신생팀의 7위 돌풍을 이끌었다. 그런데 이젠 FA 이적생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판이다. 당장 주전 2명이 백업멤버가 된다. 외국인타자가 차리할 한 자리까지 생각하면 3명이나 자리를 뺏긴다.

물론 이들은 NC 였기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한창 성장할 시기임을 감안하면,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기껏 자리를 잡았는데 다시 밀려나면 허탈함이 클 수밖에 없다.

프로에서 경쟁은 당연하다. 그래도 아직 어린 선수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구단 고위관계자 역시 FA 시장에 뛰어들기 전엔 "선수단 내 위화감이 형성되지 않도록 하겠다. 연봉 격차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FA 시장이 열리니 시장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보상선수 없이 FA를 영입하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확실한 전력보강이 필요했다.

이제 NC엔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물론 이종욱과 손시헌 모두 기존 선수들과 문제 없이 융화될 만한 자원들이다. 그래도 구단이나 코칭스태프는 어린 선수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따뜻하게 보듬어줄 필요가 있다. 그들은 NC의 미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프로야구 SK와 NC의 경기가 열렸다. NC가 SK에 5대4 승리하며 3연전 스윕을 달성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NC 선수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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