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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 '미쳐버린' FA 시장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종욱, 손시헌에게 각각 50억원, 30억원을 쓸 만큼 거액을 풀었다. 지난해 11월 기존구단으로부터 보호선수 20인 외 1명씩 특별지명할 때 한 명당 10억원씩 총 80억원을 썼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단 두 명을 영입하는데 기초전력을 만들었던 지난해와 같은 액수를 썼다.
순식간에 센터라인을 바꿀 수 있게 됐다. 손시헌은 내야에 경험을 더해줄 수 있는 검증된 유격수다. 또한 이종욱은 주포지션인 중견수는 물론, 코너 수비도 가능하다. 첫 날부터 뜨겁게 달아오른 진정한 '자유경쟁' 시장에서 웃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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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4억5000만원)과 이현곤(1억5000만원)은 구단의 첫 FA 영입작품이었고, 이승호(3억5000만원)와 송신영(3억원)은 전년도에 FA로 팀을 이적한 뒤 부진해 NC에 특별지명된 이들이었다.
이처럼 NC는 다른 구단과 달리, 연차가 낮고 연봉이 낮은 선수들이 주축이었다. 기존 구단에서 특별지명한 이들도 아직 기량을 만개하지 못한 이들이었다. 나머지 자리는 신인급 선수들이 차지했다.
올 한 해 이들은 단단히 뭉쳐 신생팀의 7위 돌풍을 이끌었다. 그런데 이젠 FA 이적생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판이다. 당장 주전 2명이 백업멤버가 된다. 외국인타자가 차리할 한 자리까지 생각하면 3명이나 자리를 뺏긴다.
물론 이들은 NC 였기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한창 성장할 시기임을 감안하면,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기껏 자리를 잡았는데 다시 밀려나면 허탈함이 클 수밖에 없다.
프로에서 경쟁은 당연하다. 그래도 아직 어린 선수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구단 고위관계자 역시 FA 시장에 뛰어들기 전엔 "선수단 내 위화감이 형성되지 않도록 하겠다. 연봉 격차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FA 시장이 열리니 시장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보상선수 없이 FA를 영입하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확실한 전력보강이 필요했다.
이제 NC엔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물론 이종욱과 손시헌 모두 기존 선수들과 문제 없이 융화될 만한 자원들이다. 그래도 구단이나 코칭스태프는 어린 선수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따뜻하게 보듬어줄 필요가 있다. 그들은 NC의 미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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