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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은 꼭 할머니께 가져다 드릴겁니다."
이재학은 무대에 올라 담담히 수상 소감을 밝혔다. 특히, 마지막 수상 소감이 심금을 울렸다. 이재학은 "뒤에서 응원해준 가족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특히, TV로 이 모습을 보고 계실 할머니께 이 상을 꼭 가져다 드리겠다"고 밝혔다.
보통 손자가 큰 상을 탈 가능성이 높은 날은 부모 뿐 아니라 조부모도 시상식장을 찾아 축하해주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재학의 할머니 김정자 여사(72)는 TV로밖에 손자의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다. 이유가 있었다. 이재학은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가 나를 잘 키워주셨다. 그런데 지금은 몸이 아프셔서 병원에 계신다"고 밝혔다.
지금은 일본프로야구 무대를 호령하는 등 한국 최고의 타자로 성장한 이대호(오릭스)도 자신을 어릴 적부터 키워준 할머니를 위해 야구를 했고, 최고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대호는 오릭스 입단 당시 할머니의 이름(오분이) 중 오와 이를 따 등번호 25번을 결정해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신을 위해 평생을 바친 할머니를 위해 더 야구를 잘하고 싶다는 이재학. 제 2의 이대호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물론, 그의 미래가 밝다는 건 현재 누구도 의심치 않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