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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전력보강 없으면 내년에도 구경꾼이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11-04 13:55 | 최종수정 2013-11-04 13:56


KIA와 롯데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24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렸다. 롯데에 8대2로 패하며 6연패에 빠진 KIA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9.24/

최근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해 가을 잔치의 '구경꾼'으로 전락한 KIA는 내년에 과연 잔치의 주역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포스트시즌은 다른 말로 '가을 잔치'라고도 불린다. 장기간 페넌트레이스를 마치고, 상위 4개팀이 다시 원점에서 최종 챔피언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야구의 대향연이라는 뜻이다. 팬들의 시선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몰린다. 새로운 스타도 탄생하고, 명장면은 수두룩하게 쏟아진다.

이 잔치에 초대받은 팀이 주역이라면 그렇지 못한 팀은 조·단역이라고 할 수 있다. 남들이 한창 잔치를 벌일 때 조·단역 팀들은 쓸쓸히 훈련장에서 땀을 흘릴 뿐이다. 그들은 일반 팬과 똑같이 가을 잔치를 지켜봐야 하는 '구경꾼'이다.

최근 2년간 KIA는 '구경꾼'이었다. 남들이 신나게 벌이는 가을 야구의 향연을 그저 멀뚱히 바라보기만 했다. 2009년 통합 우승팀이었던 KIA는 불과 3년 만에 4강에 오르기 어려운 팀으로 전락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원래 어떤 팀이든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내·외부적으로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긴다. 관건은 이렇게 발생한 문제점들을 얼마나 쉽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느냐다. 이게 되면, 팀은 좋은 성적과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추락한다.

KIA가 2012시즌과 2013시즌에 겪었던 문제점들은 다른 팀에 비하면 딱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선수들의 연쇄 부상. KIA에 부상 선수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게 KIA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팀에도 주요 선수들이 많이 그리고 자주 다친 적이 있다.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팀인 삼성 LG 넥센 두산이 부상 선수없이 시즌을 치른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성적이 벌어지게 된 것은 KIA의 전력 뿌리가 그만큼 가늘고 약하다는 뜻이다. 주전이 다쳤을 때 이를 대체해 줄 백업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그간 제대로 된 2군 훈련장이 없었던 KIA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반면, 3년 연속 통합 우승팀 삼성이나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돌풍을 일으킨 두산 그리고 12년 만에 가을잔치에 초대된 LG와 창단 첫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낸 넥센은 모두 2군 전력이 탄탄하다. 안정적인 훈련 시설을 갖춘 덕분이다.


다행히 KIA는 올해 함평에 2군 전용 훈련 및 합숙소인 '챌린저스 파크'를 지어놨다. 최신식 시설이다. 이 곳에서 2군 및 기대주들이 실력을 쌓아준다면 고질적인 백업 약화 문제도 언젠가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기간은 결코 원한다고 해서 짧아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 당장 2군 훈련장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매우 어리석고 위험한 생각이다.

때문에 2014시즌에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한 원동력 부문에서 '2군 훈련장'과 관련된 항목은 지워야 한다. 이건 최소한 3~4년 뒤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 때문에 당장 내년 시즌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력을 보강해야 한다.

현 상황이라면 올해보다 내년의 KIA가 더 약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윤석민은 메이저리그로 떠나고, 이용규는 어깨수술을 받았다. 올해 다쳤던 김주찬이 얼마나 해줄 지 미지수고, 최희섭 이범호도 상태가 썩 좋지 않다. 무엇보다 노쇠화 기미가 뚜렷한 포수 포지션이 걱정거리다. 내부에서 키우는 것도 좋지만, 그러려면 향후 최소 2~3년은 성적과 무관하게 뚝심있는 리빌딩 모드로 나아가야 한다.

KIA는 최근 프런트 고위층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순철 전 수석코치의 경질에 이어 올해 성적 부진에 따른 문책의 성격이 짙다. 새로운 프런트의 수뇌부가 이런 점들에 관해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KIA는 구경꾼에 머물 수 밖에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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