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용감한관전평]두산 2연승에 너무 들떴나?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10-27 17:49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1사 2루서 2루주자 오재원이 손시헌의 우전안타 때 홈에 뛰어다 부상을 당해 업혀 나가고 있다.
잠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27.



포스트시즌에선 한 경기가 곧 결승전이다. 한 타자,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과 기쁨의 환호성이 터진다. 진 쪽은 사소한 것도 불만이고, 이긴 쪽은 모든 게 다 아름다워 보인다. 담당기자가 잠시 이성을 내려놓고 철저히 팬의 눈으로 철저히 편파적인 관전평을 썼다. 팬과 공감하는 편파 해설, 용감한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삼성편에서>초반 2연승에 들떠 있다간 큰코 다친다

우선 두산의 '투혼'을 인정한다. 0-3으로 밀리던 7회말 솔로포를 치고 다리를 절뚝거리며 그라운드를 도는 홍성흔, 계속된 공격에서 손시헌의 적시타 때 왼쪽 허벅지에 심한 근육 경련이 왔는데도 홈을 밟고 나서야 쓰러지는 오재원의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두산 야구는 이것 말고 딱히 꼽을 게 없었다.

한국시리즈같은 큰 경기에서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2년 연속 우승한 삼성이 2연패 벼랑에서도 차분했던 반면 두산은 여러차례 불안감을 노출했다. 뭔가에 들떠있는 분위기였다. 화끈한 안타로 2득점한 대신 적시타 1개도 없이 3실점했다는 점을 살펴보라. 이날 두산 수비는 저질야구였던 준PO 1, 2차전을 연상케 했다면 과언일까. 선제점을 내준 4회초 1사 만루서 박한이의 유격수 앞 안타때 2루 포스아웃 판정이 오심성이었다고 탓을 돌리기 전에 불필요한 실책을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손시헌의 포구 실책에 이어 송구 코스까지 나쁘지 않았다면 논란 상황도 없을 것이다. 7회초 박한이의 땅볼도 2루수 오재원이 포구 실책을 하는 바람에 추가 실점의 빌미가 되는 등 결정적인 실책 2개로 크게 흔들렸다. 3실점째 역시 폭투가 만들었다. 어디 그 뿐인가. 믿었던 선발 유희관을 3⅔이닝 만에 어이없이 강판해야 했던 과정을 보라. 두산 벤치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 것이 결정적인 빌미였다. 김진욱 감독도 "우리가 흥분해서 실수를 했다"고 인정했다. 삼성은 3차전마저 패하면 "(우승은)힘들어질 것"이라며 초조해했지만 한국시리즈의 경험으로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반면 두산은 8부 능선을 눈앞에 두고 너무 성급한 나머지 '적'에게 기사회생의 발판을 줬다. 3차전같은 분위기라면 두산은 4차전도 장담하기 어렵다.
잠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