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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의 시즌 10번째 홈런이 의미있었던 이유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10-03 11:11 | 최종수정 2013-10-03 11:11


2위 자리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는 LG와 시즌 막판 힘을 내고 있는 한화가 2일 잠실에서 만났다. 한화 김태균이 3회초 무사 1,2루에서 LG 우규민으로부터 좌중월 3점 홈런을 치고 이종범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10.02/

"팀의 자존심을 지킨 것 같아 다행이다."

한화는 꼴찌다. 올해 1군에 데뷔한 막내 NC에게도 밀려 자존심에 금이 갔다. 여기에 또 하나 굴욕의 역사를 쓸 뻔 했다. 구단 역사에서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처음으로 나오지 않을 뻔 했다. 김태균 최진행 김태완 등 30홈런을 넘길 수 있는 거포들이 즐비하지만 올시즌 세 사람의 방방이는 쉽게 터지지 않았다. 여기에 세 사람 모두 시즌 막판 부상 등을 이유로 라인업에서 빠져 기록 달성은 없는 일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역시 스타는 달랐다. 한화를 살린 건 김태균이었다. 김태균은 2일 잠실 LG전에서 팀이 2-6으로 끌려가던 3회초 우규민을 상대로 추격의 스리런포를 때려냈다. 한화는 김태균의 홈런 덕에 LG에 역전승을 거뒀다. 갈 길 바쁜 LG에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린 셈. 이 홈런으로 김태균은 10홈런 고지를 정복, 9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더욱 기뻤던 것은 86년 이글스 창단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명맥을 이어오던 두자릿수 홈런 타자 배출 역사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사실 김태균이 8홈런에 그친 상황에서 지난 8월 말 갈비뼈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을 때는 한화에 희망이 없어보였다. 그대로 시즌아웃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태균은 "이렇게 끝낼 수 없다"며 복귀를 선언했고 지난달 25일 복귀해 27일 NC전, 그리고 2일 LG전에서 홈런을 때려내며 한화의 자존심을 살려내게 된 것이다. 시즌 종료 2경기를 앞두고 나온 극적인 장면이었다.

김태균은 LG전이 끝난 후 "개인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팀 역사가 끈길 뻔 했는데, 팀의 자존심을 지킨 것 같아 다행"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김태균은 복귀 후 2홈런, 3할8푼1리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에 대해 "쉬면서 체력이 보충됐다. 힘이 있으니 집중력이 생기는 것 같다"며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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