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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의 가을외출 류현진의 가을 DNA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10-01 10:01


LA 다저스 류현진이 6년만에 가을잔치 무대에 나서게 됐다. 한화 시절 류현진은 포스트시즌서 그다지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긴장감, 부담감 극복이 호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조선 DB

6년만의 가을 외출이다.

LA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면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포스트시즌에 출전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한국 출신으로 데뷔 시즌에 가을 잔치에 초대받은 선수는 류현진이 처음이다. 류현진이 가을 야구를 하는 것은 한화 시절이던 지난 2007년 이후 6년만이다. 9월30일(이하 한국시각)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한 류현진은 경기를 마친 뒤 "(디비전시리즈)첫 경기에 내가 던지는게 아님에도 긴장이 될 것 같다. 그래도 이 점을 극복해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포스트시즌 등판을 앞둔 심정을 밝혔다. 4월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를 때의 긴장감이 몰려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류현진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7일 홈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오랜만의 설레는 가을 잔치가 아닐 수 없다. 류현진은 지난 2006년 한화에 입단해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거머쥐었고, 포스트시즌에도 나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경험했다. 2007년에도 한화의 에이스 역할을 하며 팀을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려놓았다. 한화에서 7년을 뛰는 동안 2006~2007년, 두 차례 포스트시즌 통산 8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총 34⅓이닝을 던져 36안타를 내주며 16실점(13자책점)을 마크했다. 준플레이오프(준PO) 3경기, 플레이오프(PO) 2경기, 한국시리즈 3경기를 던졌다. 하지만 두 시즌 동안 35승에 평균자책점 2.60을 올린 에이스 선발로는 다소 미흡한 성적이었다. 경기마다 기복이 심했다. 정규시즌서 쌓인 피로감, 포스트시즌의 부담감이 동시에 작용했다.

2006년 KIA와의 준PO 2차전은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다. 정규시즌서 괴물 피칭을 과시했던 류현진은 5회까지 1실점으로 잘 막다가 1-1이던 6회 2사 만루서 이현곤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류현진의 프로 첫 만루홈런 허용이었다. 5⅔이닝 5안타 5실점 패전.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최악의 경기였다. 이어진 현대와의 PO에서도 불안한 모습이 계속됐다. 3차전에 선발등판한 류현진은 5⅓이닝 동안 5안타 1볼넷으로 3실점을 기록하고 승패없이 물러났다. 당시 한화는 류현진의 부진에도 불구, 송진우 정민철 등 베테랑 선발들의 활약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류현진은 한국시리즈서 3번 등판했다. 1,4차전 선발, 6차전 구원으로 등판해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1차전서는 4⅓이닝 6안타 2실점으로 다소 고전했지만, 4차전서는 5⅔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제몫을 했다. 6차전서는 7회 등판해 2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가을 잔치 두 번째 해였던 2007년, 류현진은 비로소 특급 피칭을 펼칠 수 있었다. 삼성과의 준PO 1차전에 나선 류현진은 6⅔이닝 동안 8안타 8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류현진은 1승1패로 맞선 3차전서도 3-1로 앞선 6회 1사 1,2루서 등판해 3⅓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막고 홀드를 올리며 팀의 PO 진출을 이끌었다. 준PO MVP는 당연 류현진이었다. 하지만 두산과의 PO에서는 탈이 나고 말았다. 3차전에 선발등판한 류현진은 왼팔 근육통을 호소하며 1⅓이닝만에 3안타 1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지금의 류현진은 프로 8년차의 베테랑이며,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다저스의 어엿한 3선발이다. 구위와 제구력은 이미 정상급 수준임을 인정받았다. 류현진을 입단 때부터 지켜본 한화 송진우 코치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데뷔전 당시 "한화 시절 긴장되면 나오는 특유의 표정을 보였다. 그러나 투수는 긴장감이 있어야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던질 수 있다"고 했다. 결국 류현진 본인이 밝힌 긴장감을 어떻게 즐기며 던질 수 있느냐가 '화려한 가을 외출'을 만끽할 수 있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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