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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 빅리그 꿈 내년으로? 유망주에 밀렸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9-04 10:24



임창용의 메이저리그 꿈은 내년 시즌으로 미뤄야 하는 걸까.

시카고 컵스가 4일(이하 한국시각) 40인 엔트리 확대에 맞춰 4명을 빅리그로 불러 올렸다. 지난 2일자로 3명을 콜업한 데 이어 계획된 승격은 마지막이다. 임창용의 이름은 없었다.

컵스는 이날 투수 저스틴 그림, 브룩스 레일리, 포수 J.C.보스칸과 40인 로스터 밖에 있는 투수 잭 로스컵을 선택했다. 로스컵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외야수 데이브 사펠트를 지명할당 조치했다.

그림은 지난 7월 맷 가르자 트레이드 때 텍사스에서 이적한 우완투수. 트리플A 아이오와 컵스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68을 기록했고, 최근 내슈빌 사운즈와의 경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레일리는 왼손 불펜 보강 차원에서 콜업됐다. 올시즌 컵스는 좌완 중간계투를 제임스 러셀 한 명으로 버텨왔다. 선발요원이지만, 불펜등판도 가능한 레일리의 승격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보스칸은 백업 포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임창용과 마찬가지로 40인 로스터 밖에 있었던 로스컵의 승격은 다소 의외다. 임창용을 제치고 구단의 부름을 받았다고 보는 게 맞다.

지난 2011년 가르자와 함께 컵스로 이적했던 유망주 로스컵은 이번 시즌 더블A 37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4.68을 기록했고, 트리플A로 승격돼 9경기서 7⅔이닝동안 자책점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데일 스웨임 감독은 로스컵에게 부족했던 왼손 불펜 역할을 맡길 생각이다. 그는 "두 명의 좌완을 불펜에 두고 싶었다. 홈과 원정에서 어떤 상승 효과가 있는지 보고 싶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은 오는 30일 종료된다. 9월부터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지만, 각 구단은 연봉 부담 및 과도한 인원 증가에 대한 부담으로 무작정 선수를 불러 올리지 않는다. 컵스는 총 7명을 빅리그로 콜업시키며 계획했던 인원을 채웠다.


임창용은 컵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승격시 마이너리그 때와 다른 연봉을 지급해야 하고, 대우도 달라진다. 컵스가 포스트시즌에 도전하는 상황도 아니고, 무리해서 임창용을 올릴 필요가 없다. 비용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과 일본에서 두각을 드러낸 베테랑보다 연봉이 낮은 25세의 유망주 로스컵을 선택하는 게 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트리플A 11경기서 11⅓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79라는 훌륭한 성적을 남겼지만, 임창용을 둘러싼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물론 다른 선수의 부상 등 변수가 발생했을 때 콜업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하지만 올해보단 내년을 기약해야 할 상황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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