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들'은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했다. 절대자의 존재가 그의 별명에 붙을만큼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25) 이야기다.
'상승세'라는 단어는 이제 어울리지 않을 듯 하다. 이미 다른 투수들과는 한 차원 다른 경지에 올라있는 듯 하다. 다나카가 이날 승리로 달성한 '23연승'은 아시아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한국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 에이스 박철순이 기록했던 22연승이었다. 그러나 박철순이 거둔 22연승 가운데에는 7차례의 구원승이 포함돼 있었다.
아시아의 수준을 뛰어넘은 다나카는 이제 세계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1승만 더 거두면 세계 최고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세계 최고기록은 메이저리그에서 만들어졌다. 뉴욕 자이언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전신)의 칼 허벨이 1936년부터 1937년까지 달성한 24연승이다. 이미 다나카는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가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 선발 최다연승 기록인 20연승은 오래전에 넘어선 상태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31일 "다나카가 개막 후 19연승에도 불구하고 일그러진 미소를 지었다"면서 "오늘은 야수들 덕분에 이겼다. (투구 내용은) 전혀 좋지 않았다"고 한 다나카의 경기 후 코멘트를 전했다. 흔히 선발투수 호투의 기준이라고 말하는 퀄리티스타트(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승리를 따냈어도 '신의 아들' 다나카는 자신의 투구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다나카가 이날 내준 3실점은 지난 5월14일 요코하마 DeNA전에 이어 올 시즌 최다실점 타이기록이다. 올해 다나카는 총 4차례 3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물론, 그래도 모두 이겼다. 하지만 다나카의 입장에서 '3실점'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인 듯 하다. 이로 인해 평균자책점도 1.15에서 1.20으로 올랐다. 어쩌면 다나카의 실망감은 '0점대 평균자책점'에서 조금 더 멀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정확히 어떤 점이 불만인지는 다나카 본인만이 알고 있다. 그러나 그의 고민과 불만은 '인간의 영역'에서 판단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