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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는 30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베팅 게이지에서 괴력을 발휘했다. 연습타격에서 배트가 부러졌지만, 타구는 그대로 외야 펜스를 넘어 관중석에 꽂혔다.
김현수는 "에이 연습타격에서 그렇게 쳤으니, 실전에서는 글렀어요"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올해 김현수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강하게 타구를 '때리는 것'이다. 컨택트 능력이 타고난 김현수는 타구를 강하게 때리면서 장타력 뿐만 아니라 타구의 질 자체가 높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발전을 하고 있다는 의미.
김현수는 대표적인 우투좌타다. 하지만 좀 다르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우타좌타들이 많다. 왼쪽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적으로 1루 베이스가 가깝다. 우타우타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김현수는 쌍문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그는 "주위에 초등학교가 3개나 있었는데, 야구부가 있는 곳으로 진학시켜달라고 부모님께 졸랐다"고 했다. 그래서 남들보다 일찍 야구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시절 그는 스위치 히터였다. 몸집은 작았지만, 파워는 타고났던 그는 오른손 타석에서도 장타를 많이 날렸다.
하지만 잠수함 투수에게는 맥을 추지 못했다. 김현수는 "무조건 잠수함 투수가 나오면 삼진이었다. 때문에 왼손 타석에 들어서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때는 스위치 히터가 됐다"고 했다.
김현수의 강점은 왼손 타석에서도 오른손 타석과 마찬가지로 파워를 유지할 수 있다는 데 있었다. 그런데 컨택트 능력은 왼손타석이 훨씬 좋았다. 김현수는 "오른쪽 눈이 주시였다. 때문에 왼쪽 타석에서 공을 더 잘 볼 수 있었고, 컨택트 능력이 왼손 타석에서 더 뛰어났던 것 같다"고 했다.
그도 아마추어 야구에서 만연된 우투좌타의 경향에 대해 걱정했다. 그리고 애정어린 충고를 하기도 했다. 그는 "나의 경우에는 왼쪽 타석에서도 파워가 유지되기 때문에 괜찮았다. 하지만 파워가 떨어진 우투좌타는 프로야구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파워에서 밀리면 좋은 타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대표적인 우투좌타인 이치로의 경우에도 연습 타격에서는 컨택트 위주가 아닌 제대로 된 스윙을 날린다. 때문에 홈런성 타구를 많이 날린다. 이런 파워가 유지되어야만 우투좌타의 효율성을 살리면서 프로 무대에서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매우 유용한 충고이자, 정확한 판단이다. 김현수는 올 시즌 파워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또 다른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마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