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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스위치 히터에서 우투좌타 변신 사연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08-30 18:13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를 앞둔 30일 마산구장에서 두산 김현수가 타격훈련중 배트가 부러져 새 배트를 가지러 들어가고 있다. 김현수는 이 타구를 펜스로 넘겼다.

마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두산 김현수는 30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베팅 게이지에서 괴력을 발휘했다. 연습타격에서 배트가 부러졌지만, 타구는 그대로 외야 펜스를 넘어 관중석에 꽂혔다.

베팅게이지 밖에서 지켜보던 황병일 수석코치와 김민재 주루코치는 탄성을 질렀다. 김 코치는 "(김)현수야 배트 좀 보자"라고 웃었다. 혹시 배트 안에 이물질이 있는 거 아니냐는 농담. 그만큼 김현수의 파워에 감탄했다는 의미였다. 황 수석코치는 "2009년 KIA 시절 연습 타격 때 김상현이 배트가 부러지면서 대형타구를 날린 이후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현수는 "에이 연습타격에서 그렇게 쳤으니, 실전에서는 글렀어요"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올해 김현수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강하게 타구를 '때리는 것'이다. 컨택트 능력이 타고난 김현수는 타구를 강하게 때리면서 장타력 뿐만 아니라 타구의 질 자체가 높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발전을 하고 있다는 의미.

김현수는 대표적인 우투좌타다. 하지만 좀 다르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우타좌타들이 많다. 왼쪽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적으로 1루 베이스가 가깝다. 우타우타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파워가 아닌 컨택트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부작용이 많이 나오고 있다. 오른손 대형 거포들이 출현할 가능성이 적어진다. 컨택트 위주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타격 기술의 발전도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이 무분별한 우투좌타가 좋지 않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김현수는 쌍문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그는 "주위에 초등학교가 3개나 있었는데, 야구부가 있는 곳으로 진학시켜달라고 부모님께 졸랐다"고 했다. 그래서 남들보다 일찍 야구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시절 그는 스위치 히터였다. 몸집은 작았지만, 파워는 타고났던 그는 오른손 타석에서도 장타를 많이 날렸다.

하지만 잠수함 투수에게는 맥을 추지 못했다. 김현수는 "무조건 잠수함 투수가 나오면 삼진이었다. 때문에 왼손 타석에 들어서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때는 스위치 히터가 됐다"고 했다.


김현수의 강점은 왼손 타석에서도 오른손 타석과 마찬가지로 파워를 유지할 수 있다는 데 있었다. 그런데 컨택트 능력은 왼손타석이 훨씬 좋았다. 김현수는 "오른쪽 눈이 주시였다. 때문에 왼쪽 타석에서 공을 더 잘 볼 수 있었고, 컨택트 능력이 왼손 타석에서 더 뛰어났던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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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중에 진학한 김현수는 이때부터 스위치 히터를 포기하고 왼손 타자로 계속 활약했다. 이유는 유머러스하면서 간단했다. 김현수는 "어린 마음에 스위치 히터는 남들보다 2배로 연습해야 했다. 그래서 왼손 타자라고 감독님께 말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왼손 타석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때 이후로 오른손 타석에 들어선 적이 없다"고 했다.

그도 아마추어 야구에서 만연된 우투좌타의 경향에 대해 걱정했다. 그리고 애정어린 충고를 하기도 했다. 그는 "나의 경우에는 왼쪽 타석에서도 파워가 유지되기 때문에 괜찮았다. 하지만 파워가 떨어진 우투좌타는 프로야구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파워에서 밀리면 좋은 타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대표적인 우투좌타인 이치로의 경우에도 연습 타격에서는 컨택트 위주가 아닌 제대로 된 스윙을 날린다. 때문에 홈런성 타구를 많이 날린다. 이런 파워가 유지되어야만 우투좌타의 효율성을 살리면서 프로 무대에서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매우 유용한 충고이자, 정확한 판단이다. 김현수는 올 시즌 파워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또 다른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마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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