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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경기 無홈런’ LG, ‘한 방’이 안 터진다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3-08-29 09:26 | 최종수정 2013-08-29 09:47



홈런의 위력을 실감한 경기였습니다. 어제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넥센과의 경기에서 LG는 8회초 1사 후 박병호에 역전 2점 홈런을 허용해 4:3으로 재역전패 했습니다. LG는 8회초 1사 후 셋업맨 이동현을 등판시켜 1점차 리드를 지키려했지만 홈런 한 방에 무너졌습니다.

이틀 연속으로 LG는 넥센에 1점차로 패배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넥센이 8회초 2점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듯이 이번 2연전에서 LG 또한 홈런으로 연결될 수 있는 큰 타구가 나왔습니다. 2연전 첫 날인 8월 27일 경기에서는 1:0으로 뒤진 6회말 1사 후 주장 이병규의 큼지막한 타구가 좌측 담장 앞에서 아웃 처리되었고 2연전 둘째 날인 어제 경기에서는 4:3으로 뒤진 8회말 2사 1, 2루 기회에서 정성훈의 타구가 가운데 담장 앞에서 잡혔습니다. 둘 중 하나만이라도 담장을 넘어가 홈런이 되었다면 LG는 2연패의 멍에를 쓰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LG는 홈런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8월 14일 대구 삼성전부터 어제 잠실 넥센전까지 11경기 동안 홈런이 터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사이 LG는 4승 7패로 부진했습니다. 7패 중 1점차 패배는 3경기였습니다. 홈런 한 방이 터졌다면 LG의 11경기 성적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삼성과의 1위 싸움도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을 것은 물론입니다.

LG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린 거포는 찾아볼 수 없지만 92경기에서 52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최소한 2경기 당 1개꼴로 홈런을 터뜨려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11경기에서는 홈런이 터지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유독 최근 LG가 홈런 가뭄에 시달리는 이유는 베테랑의 체력 저하와 신진 선수들에 대한 상대의 집중 견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페넌트레이스가 후반으로 치달으면서 베테랑은 체력에 부담을 느끼면서 장타를 노리기보다 정확성 위주의 타격을 추구하고 신진 선수들은 약점이 노출되어 상대 배터리에 의해 집요하게 헤집어지기 때문입니다.

홈런이 터지지 않아 득점력이 떨어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기동력을 대안으로 앞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LG의 선발 라인업에서 도루 능력을 앞세울 수 있는 타자는 많지 않습니다. 22도루의 오지환은 타격 부진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일이 잦습니다. 17도루의 김용의는 어제 부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병규, 박용택 등 베테랑은 다리가 좋지 않습니다. 대주자 요원 몇몇을 제외하면 '뛰는 야구'가 불가능합니다. 홈런이 터지지 않고 도루도 쉽게 할 수 없으니 LG는 연속 안타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야구의 꽃' 홈런의 위력은 두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앞서고 있는 경기에서 터지는 홈런은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박빙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터지는 홈런은 역전 혹은 동점에 일조합니다. 상대 투수의 호투에 눌려 큰 점수차로 뒤지는 경기에서도 홈런 한 방이 분위기를 뒤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LG는 오늘과 내일 이틀간의 휴식을 맞이합니다. 휴식을 통해 전열을 가다듬어 다시 1위 도전에 나서야 합니다. 휴식 이후 LG 타선이 홈런 가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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