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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노경은은 완벽했다. 확실히 경기를 치를수록 더욱 더 위력이 배가되는 느낌이다.
2회가 유일한 위기였다. 2회초 두산의 공격에서 4점을 획득한 상황. 4-0의 리드에서 노경은은 조영훈에게 중전안타, 권희동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리고 김태군의 번트를 포수 양의지의 판단미스로 무사 만루를 허용했다. 양의지가 3루 주자 아웃을 노렸지만, 세이프.
하지만 노경은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상호에게 3루수 앞 땅볼을 유도, 홈과 1루로 연결되는 병살타를 만들었다. 김종호를 삼진처리하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났다.
일단 안정적인 커브의 사용이다. 노경은은 150㎞ 안팎의 묵직한 패스트볼과 날카롭게 휘는 슬라이더, 그리고 포크볼이 주무기다. 130㎞대의 슬라이더와 포크볼은 패스트볼을 뒷받침하는 좋은 변화구다. 하지만 상대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에서 약점이 있다. 리듬이 일정한 3가지 구종이다. 느린 구종이 없기 때문에 상대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간혹 장타를 허용한다.
때문에 두산 김진욱 감독은 "노경은에게 커브를 적극적으로 던지라고 한다. 스트라이크가 되든 볼이 되든 커브를 던져야 노경은의 투구내용이 더욱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음과 동시에 더 많은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노경은의 체감 위력은 확실히 기록보다 더 강하다. 최근 노경은의 투구내용은 안정적이다. 지난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6⅓이닝 6피안타(3피홈런)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런데 이날도 구위 자체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노림수에 강한 삼성 타자들의 노련미도 있었다.
그러나 8월 들어 SK전 7⅔이닝 6피안타 1실점, LG전 6⅓이닝 4피안타 2실점 등 호투를 거듭했다. 특히 LG와 삼성 등은 포스트 시즌에서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은 팀들이다.
따라서 노경은의 후반기 대약진은 여러가지 좋은 의미를 담고 있다. 마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