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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1선발 리즈의 ‘빛과 그림자’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3-08-13 12:53



LG의 1선발은 리즈입니다. 개막전이었던 3월 30일 문학 SK전의 선발 등판을 시작으로 23경기에 모두 선발로 등판했습니다. 8승 9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 중입니다.

리즈의 8승은 9개 구단 투수 중 공동 9위에 해당하며 팀 내에서는 우규민(9승)에 이어 2위입니다. 승수로 드러나는 것보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리즈가 올 시즌 단 한 번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선발 투수가 5일 혹은 6일 간의 간격으로 등판하며 휴식을 보장받아도 반년이 넘는 시즌을 치르다 보면 부진 혹은 부상으로 인해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될 수 있지만 LG가 페넌트레이스의 70% 이상을 소화한 현 시점에서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왔다는 사실에서 리즈의 성실한 자기 관리를 엿볼 수 있습니다.

리즈는 144이닝을 소화해 9개 구단 투수 중 당당 1위에 올라있습니다. 두 차례의 완투승과 그 중 한 차례의 완봉승을 기록 중인데 이 역시 공동 1위입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다보니 결실을 맺는 경기도 나온 것입니다. 16차례의 퀄리티 스타트로 해당 부문에서도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리즈의 이닝 이터로서의 면모가 드러납니다.

또 다른 리즈의 강점은 강속구입니다. 160km/h를 넘나드는 빠른공은 국내 리그에서 단연 첫손에 꼽을 수 있습니다. 강속구를 앞세워 130개의 탈삼진으로 탈삼진 1위에 올라 있는데 공동 2위 노경은(두산), 바티스타(한화)의 111개보다 19개 더 많습니다. 작년에 144개로 탈삼진 2위를 기록해 따내지 못한 탈삼진왕 타이틀을 올해는 차지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리즈가 탈삼진왕 타이틀을 차지할 경우 한국 무대 데뷔 3년 만에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을 수상하는 것이 됩니다.

리즈의 이닝 당 출루 허용율(WHIP)은 1.18로 4위에 해당합니다. 피안타율은 0.208로 1위입니다. 그만큼 리즈는 타자들에게 안타를 적게 얻어맞고 출루도 적게 허용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그림자도 존재합니다. 사사구입니다. 리즈는 65개의 볼넷과 14개의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해 9개 구단 투수 중 가장 많은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더욱 아쉬운 것은 사사구가 이닝 별로 적당히 분산된다면 부담이 덜 하겠지만 한 이닝에 집중된다는 점입니다. 사사구를 내줘 루상에 주자가 모인 상황에서 안타를 허용하면 실점과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편이 아닌 리즈의 실점 패턴은 매 경기 거의 비슷합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리즈의 승수보다 패수가 많은 이유도 사사구에서 비롯된 실점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닝 소화 능력, 퀄리티 스타트, 탈삼진 등을 놓고 보면 리즈는 분명 매력을 지닌 좋은 투수입니다. 한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내외국인 투수를 통틀어 리즈만큼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선수는 드뭅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제구력 난조로 인해 사사구 허용은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하는 LG로서는 리즈의 활용을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경기를 패배해도 다음 경기에 승리하면 되는 페넌트레이스와 달리 내일이 없는 포스트시즌에서는 경기 초반 선발 투수가 사사구로 인해 실점하며 무너지면 시리즈 전체에 여파가 미칠 수 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1선발로 등판해 상대 1선발과 자웅을 겨루기에는 리즈가 2%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지닌 리즈의 가을이 궁금해집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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