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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이 좋았다."
이제서야 10구단 신생팀의 모습을 제대로 갖춰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프로야구계에서 10구단의 역사에 길이 남게 될 초대 감독으로 '왜 조범현인가'에 대해 별다른 토를 달지 않는 분위기다.
KT 구단이 밝힌 대로 "지도자 경험이 풍부하고 선수육성 능력 및 시스템 구축 능력이 뛰어난 야전 사령관", "야구에 대한 창의적인 전략과 중장기적인 비전을 지닌 프로야구의 제갈량 같은 감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검증된 능력 못지 않게 중요하게 작용한 숨은 요인이 있었다. 조 감독이 그동안 야구계에서 닦아놓은 평판까지 매력적이었고, KT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적합했기 때문이다.
능력자가 인성까지 겸비한 것이다. KT 구단의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조 감독이 지난해 자원봉사를 하듯이 아마야구 지원에 발벗고 나선 적이 있는데 이때 야구인들의 칭찬이 많았다. KT도 이 사실을 듣고 큰 호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말하는 자원봉사는 조 감독이 야인으로 있던 지난해 2월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장으로 선임돼 지역 꿈나무들을 위한 순회코치로 일한 것을 말한다. 당시 조 감독은 KBO의 제안에 선뜻 응했고, "그동안 야구 때문에 먹고 살았고, 어린이들 가르치는데 무슨 보수를 받겠느냐. 나에게 줄 돈 있으면 용품 하나라도 더 사주라"며 무보수 봉사를 자원했다.
KT 구단은 이번에 초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야구계 인사들을 접촉하며 후보자들의 평판도 꼼꼼하게 체크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후보자는 야구계에서의 평가가 그다지 좋지 않아 제외된 반면 조 감독은 KT로부터 큰 호감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 감독의 선행은 사회공헌 활동을 중요시하는 KT의 기업정신과도 제대로 어울렸다는 게 KT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조 감독은 지난해 4월 대한야구협회(KBA)가 초·중·고 야구팀 창단 추진 위원회를 발족할 때 추진위원으로도 참가해 아마야구 저변확대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아마야구에 육성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인 조 감독의 행보가 KT 10구단의 창단정신과도 절묘하게 어울렸다. KT는 지난 7월 KBA와 한국 야구 발전과 아마추어 야구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갖고 100억원의 통큰 지원을 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역시 KT는 사격, 하키 등 비인기 아마종목을 꾸준히 지원해왔던 기업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 감독은 어느 정도 인정받은 능력에 인간성까지 좋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미지도 신경써야 하는 신생팀의 특성상 최상의 적임자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