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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염경엽 감독 전반기 결산 심정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7-17 20:16 | 최종수정 2013-07-18 07:42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16일 열릴예정인 SK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이만수 감독을 찾아 인사를 하고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7.16/



17일 프로야구는 올스타전 브레이크(18∼22일)를 앞두고 전반기를 마감하는 경기를 펼쳤다.

이날 인천 문학구장에서 적으로 만난 이만수 SK 감독과 염경엽 넥센 감독은 각각의 관전평으로 전반기를 마감하고 후반기를 바라봤다.

두 사령탑 모두 이구동성으로 '희망'을 외쳤다. 하지만 같은 '희망'에 담긴 이유는 전혀 달랐다.

공교롭게도 이날 만난 SK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넥센은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이만수 "자존심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너무 힘들고 길었다"는 표현으로 일단 전반기를 정리했다. 그럴 만했다. SK는 지난 6시즌 동안 정상을 맴도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는 2007년 이후 최악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치게 됐다. 감독 입장에서 부진한 성적과 팬들의 따가운 시선으로 인해 하루가 1년같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올시즌이 완전히 끝나는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무조건 '고(Go)'다"라고 외쳤다. 화투놀이 고스톱을 전혀 하지 못한다는 이 감독이 '못먹어도 고'를 외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고통많았던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에는 희망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란다. 이 감독은 이날 오전 젊은 유망중 한동민(24)과 1대1 면담을 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선수단의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동민이가 1군에 올라온 지 20일 정도 지났는데 바닥을 기고 있는 것 같아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동민이가 최근 들어 선배들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을 보고 힘을 얻는다고 하더라." 이 감독이 말한 달라진 분위기는 선수들이 하위권 성적을 창피스럽게 생각하고 자존심이 상한다며 경기 중에도 이기려고 파이팅하는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비록 부진했지만 6월 들어서부터 주축 선수들이 조금씩 하고자 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우리는 가을 DNA가 있는 팀인 만큼 후반기에는 더욱 상승할 것이란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후반기에 연패를 포함한 어떤 일이든이 발생하더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희망보기를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염경엽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

전반기의 고충을 토로했던 이 감독과 달리 염 감독은 대체로 만족스런 전반기 평가를 내렸다. 염 감독은 "내 개인적으로 평가할 때 순위를 떠나서 이루고자 했던 팀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이 스스로 설정한 팀의 목표는 '+10(승과 패의 차이)'었다고 한다. 이날 경기를 치르기 전 41승1무31패, 3위였으니 목표 달성을 한 셈이다. 그러면서 살짝 아쉬움도 표출했다. 2명의 외국인 투수 성적이 기대 이하였다는 것. 하지만 염 감독은 "나이트의 경우 작년에 반짝 승수가 좋았을 뿐이지 그의 평균 성적을 감안하면 올시즌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오히려 염 감독이 희망적이라고 본 것은 작년에 비해 균등해진 선수들의 활약도와 6월의 아픔이었다. 염 감독은 "작년의 경우 강정호 박병호같은 특출난 선수가 등장해서 반짝 상승세를 달렸다. 하지만 올해는 특출난 선수가 없이 모두가 꾸준히 잘해준 덕분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염 감독은 6월의 부진(8승1무13패)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했고, 위기극복의 요령도 터득한 게 소득이라고 했다. "후반기에 들어가도 희망적이다. 전반기 만큼만 해도 5할 승률을 하지 않겠느냐"면서 "타자와 투수 모두 각자 자기역할을 전반기에 해줬으니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 투수 2명이 얼마나 해주느냐가 남은 관건"이라는 염 감독은 "후반기 시작후 25∼30경기 안에 승부가 나는 만큼 바짝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끝까지 '고'라고 외친 이 감독과 달리 후반기 중반에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인천=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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