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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는 프로스포츠 중 경기수가 가장 많다. 거의 매일 경기를 하는 셈이다. 미국은 한 시즌에 팀당 162경기. 일본은 팀당 144경기, 한국은 팀당 128경기씩을 한다. 그중 우승팀의 승률이 아무리 높아도 7할을 넘기 어렵다. 10경기 중 3경기 정도는 지는 셈이다. 그런데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결코 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지더라도 연패는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야구에서 통산 300승을 넘긴 한 베테랑 감독은 "연패가 3연패 이상 길어질 때는 간혹 뭘 해도 안 될 때가 있다. 머릿속이 멍할 때가 있다"고 말한다.
15일 현재 상위권의 삼성(1위) LG(2위) 넥센(3위)은 하위권의 SK(7위) NC(8위) 한화(9위)에 비해 연패 횟수가 적었다.
투타 밸런스가 가장 안정된 삼성의 경우 73경기를 하는 동안 3연패를 딱 두번 당했다. 3연패 보다 긴 연패는 단 한번도 허용하지 않았다. 따라서 삼성은 이번 시즌 전반기에 위기라고 할 만한 고비가 없었다. 외국인 투수 밴덴헐크(3승)와 로드리게스(3승)가 기대이하의 성적을 거뒀지만 토종 선발 윤성환(6승) 배영수(7승) 장원삼(8승)이 연패를 끊어주었다. 삼성은 연패를 끊어야 하는 경우 철저하게 위기에서 벗어났다.
LG는 3연패 두번, 4연패 두번을 했다. LG는 팀 평균차잭점(3.69) 1위팀 답게 고비 때마다 투수들이 버텨주면서 길어지는 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
4위 두산, 5위 KIA, 6위 롯데는 3연패+&가 똑같이 4번씩 있었다. 마운드가 허약한 두산(평균자책점 4.70)은 3연패 2번, 4연패 1번, 6연패 1번을 당했다. KIA는 3연패 2번, 4연패 1번, 5연패 1번을, 롯데는 3연패 3번, 7연패 1번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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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SK, 8위 NC, 9위 한화는 나란히 6번씩 3연패 이상의 긴 슬럼프에 빠졌었다. 특히 한화의 경우 시즌 초반 13연패, NC의 경우 9연패, 7연패, 6연패가 지금까지도 발목을 잡고 있다.
연패는 팀을 황폐화시킨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연패가 길어질 때 나타나는 현상은 비슷하다. 투타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어이없는 실책까지 나온다. 해결사 역할을 하는 선수도 없다. 에이스를 투입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인데 하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할 경우 연패는 더욱 길어지게 마련이다.
이번 올스타전 휴식기가 끝나면 후반기가 시작된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벌어진다. 이때부터는 연패를 당할 경우 심적 압박의 정도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이 요구된다. 연패에 빠지면 더이상 벗어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