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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KIA는 올해 '휴식기 관리'에 실패했다.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천 취소를 많이 겪었고, 휴식 일정도 불규칙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KIA 선수들이 휴식기 동안 컨디션과 경기감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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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갑자기 시즌 도중 일주일을 쉬게 되면 컨디션 관리가 힘든 것이 당연하다. 특히나 타자의 경기감각이 떨어진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후유증이다.
하지만 이같은 경기 감각의 저하나 전력 약화에 대해 그저 일정과 기상 상황의 탓으로 돌릴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어차피 9개 구단 체제에서의 휴식일정이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은 시즌 개막 전부터 모든 팀들이 계산하고 있던 바다. 또 장마철의 불규칙한 우천 취소 일정도 매년 반복되다시피 한 일이다.
그러나 그냥 '운이 없었다'고 치부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 반복되는 휴식기와 그에 따른 데비지를 경험했다면, KIA 코칭스태프에서 선수들의 컨디션과 전력 관리에 대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었다. 휴식기를 거친 다른 팀들이 모두 전력 하락이나 승률 저하 현상을 겪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근본적으로 휴식기간 선수단의 컨디션 관리 및 훈련 방법과 휴식기 이후 기용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13일 두산전에서 KIA는 10개의 안타를 치고도 2점 밖에 뽑지 못했다. 컨디션이 유지된 타자와 그렇지 못한 타자의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서 타선의 맥이 끊긴 탓이다. 타선의 폭발을 이끌어 낼 도화선 역할을 해 줄 선수들에게 타점 기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13일 두산전 패배는 KIA의 시즌 전반기 마무리에 큰 오점으로 남을 만한 패배다. 비록 4위 롯데와의 승차가 0.5경기 밖에 벌어지지 않았다고는 해도 6위로 순위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만약 이날 KIA가 승리를 거뒀더라면 단숨에 3위로 올라서 올스타 휴식기 이전의 마무리를 깔끔하게 할 수 있었다. 반복되는 휴식기 이후 컨디션 관리에 실패했다는 점, 그리고 4위권 싸움에서 뒤로 한발 밀렸다는 점에서 KIA는 결코 두산전 패배를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