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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정끝에 드디어 '코리안 몬스터'가 7승 고지를 점령했다. 메이저리그 LA다저스 좌완선발 류현진(26)이 6수 끝에 드디어 승리를 따냈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와 초반 위기를 딛고 6⅔이닝 동안 4안타 3볼넷 3삼진으로 2실점하며 시즌 7승(3패)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2.82(종전 2.83)로 약간 끌어내렸다. 원래 류현진은 1점만 내주고 10-1로 크게 앞선 7회말 2사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뒤를 이은 불펜투수 호세 도밍게스가 적시타를 맞는 바람에 류현진이 내보낸 주자가 홈을 밟아 자책점이 2점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날 승리로 인해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전 징크스를 털어내는 계기를 만들었다. 류현진은 앞서 샌프란시스코전에 4차례 선발로 나왔으나 승리 없이 2패만을 떠안았다. 하지만 드디어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자신감을 얻게 됐다.
출발은 깔끔하지 못했다. 1회 상대 선두타자 안드레스 토레스에게 아쉬운 내야안타를 맞았다. 타구가 포수와 투수 사이에 떨어졌으나 류현진이 잠시 주춤하면서 아웃을 잡을 타이밍을 놓쳤다. 뒤늦게 공을 잡아 1루로 뿌렸지만, 토레스가 먼저 베이스를 밟았다.
어이없게 내야 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2번 타자 마르코 스쿠타로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간신히 파블로 산도발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4번 버스터 포지에게 또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시즌 9번의 만루 위기에서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을만큼 위기때 더 침착하고 강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천적' 헌터 펜스를 만난 류현진은 펜스에게 과감히 초구 직구(시속 146㎞)를 던져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타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타구가 느리게 굴러가는 바람에 선행주자만 2루에서 잡아낼 수 있었다. 그 사이 3루 주자 토레스가 홈을 밟아 첫 실점을 했다. 다행히 류현진은 계속된 2사 1, 3루에서 브랜든 벨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다저스 타선이 첫 실점을 한 류현진을 도왔다. 곧바로 이어진 2회초 공격 때 1사 만루에서 후안 유리베가 좌전 적시 2루타로 2점을 뽑아내며 가볍게 역전에 성공했다.
팀 타선이 전세를 뒤집어주자 류현진도 안정감을 되찾았다. 2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은 류현진은 3회말 1사 후 안타와 2루타를 연이어 내주며 1사 2, 3루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포지를 2루수 뜬공으로 잡고, 펜스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없이 위기를 넘겼다.
이후로는 승승장구였다. 류현진은 6회까지 11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 사이 타선이 화끈하게 폭발했다. 앞서 역전 결승 2루타를 때린 유리베가 중심에서 타선폭발을 이끌었다. 3회초 무사 1, 2루에서 헨리 라미레즈의 중전안타로 1점을 뽑은 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A.J 엘리스의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또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유리베가 3타점짜리 좌전 3루타를 때려내며 7-1로 점수차를 벌려놨다.
류현진 역시 타석에서 힘을 보탰다. 7-1로 앞선 3회 1사 3루에서 상대 두 번째 투수 조지 콘토스의 바깥쪽 직구를 결대로 밀어쳐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류현진의 시즌 4번째 타점이었다.
8-1로 달아난 LA다저스는 7회에도 유리베의 2점 홈런이 터지며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류현진의 7승 달성을 기념하는 축포였다. 이날 2루타와 3루타, 홈런을 차례로 터트리며 혼자 7타점을 올린 유리베는 안타 한 개만 추가하면 '사이클링 히트'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대기록 달성이 아쉽게 좌절됐다. 그러나 무려 7타점을 올리며 류현진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시즌 7승째를 달성한 류현진은 11일 오전 10시40분에 애리조나를 상대로 전반기 마지막 선발 등판을 하게 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