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두 얼굴의 SK, 어느쪽이 진짜?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07-04 06:47


SK는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전문가들로부터 "야구를 잘 알고 한다"는 극찬을 받아왔다. 점수가 나야할 때 점수를 낼 줄 알고 지켜야할 때 깔끔한 수비로 막아냈다. 상대 수비를 교란시키는 작전 수행능력 또한 탁월했다.

그러나 올시즌 SK의 경기는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추가점이 필요할 때 나오지 않고 상대 공격을 끊어야할 때 끊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패배가 승리보다 더 많아졌고, 그 상황이 3개월째 계속된다. 그러다보니 점점 더 하위팀에서 나오는 실수를 자주 보게 된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여유가 없어졌고 그자리에 조급함이 들어섰다.

3일 인천 KIA전이 그랬다. 조급함 속에서 찬스가 날아가고 위기에서 점수를 줬다.

0-1로 뒤진 2회말 5번 이재원과 6번 한동민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의 찬스가 만들어졌다. 최소 동점내지는 역전도 기대해볼만한 상황. 7번 김강민은 희생번트를 준비했다. 그러나 찬스는 허무하게 무산됐다. 김강민은 초구에 번트를 댔지만 파울이 됐고, 2구째엔 희생번트를 대는 척하다가 강공으로 작전을 바꿨지만 높은 공에 헛스윙. 이때 리드폭이 컸던 2루주자 이재원이 KIA 포수 김상훈의 송구에 태그아웃되며 무사 1,2루가 1사 1루로 바뀌었다. 여기에 김강민이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되고 8번 정상호까지 삼진으로 물러나 추격의 불씨가 꺼졌다. 김강민이 작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고, 이재원의 큰 리드 역시 문제였다. 타자의 플레이를 본 뒤에 뛰어도 되는데도 이재원은 3루를 가야한다는 조급함에 리드폭을 크게하면서 결국 횡사를 했다.

4회초 수비서도 아쉬운 상황이 발생했다. 1사 만루서 SK 선발 윤희상이 9번 안치홍에게 풀카운트 승부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0-2가 된 뒤 1번 김선빈이 우측으로 파울플라이를 쳤다. SK 우익수 한동민이 타구를 잡았고, KIA 3루주자 김주형은 3루에서 리터치해서 홈으로 파고 들었다. 한동민의 빨랫줄같은 타구는 홈쪽으로 정확하게 들어오고 있었고, 홈으로 뛰던 김주형은 타이밍이 늦었다는 생각에 멈춰섰다. 그런데 포수 정상호의 미트가 공이 들어오기 전에 움직였고 공은 미트 끝을 맞고 뒤로 빠졌다. 빨리 주자를 태그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빨리 움직인 것. 결국 주지 않아도 될 1점을 헌납하며 0-3으로 점수차가 커졌다.

그러나 경기 후반의 SK는 예전의 끈질김을 보여줬다. 0-3으로 뒤진 6회말 조동화는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연속 도루로 2사 3루를 만들었고, 이재원의 안타로 귀중한 첫 득점을 했다. 7회말에도 2사후 정근우의 2루타에 이어 상대 투수의 폭투와 보크로 끝내 동점을 만들었고, 9회말엔 1사 1,3루의 끝내기 찬스에서 정근우가 스퀴즈번트 실패를 해 찬스가 무산되는 듯 했지만 조동화가 끝내기 안타를 치며 역전승을 했다. 경기 후반의 깔끔하고 집중력있는 수비나 필요할 때 치는 공격은 '명가 SK'였다.

SK의 모습을 보고 올시즌 4강이 힘들다고 하는 이들도 많고, 지난해까지 보여줬던 SK의 플레이를 아직도 믿고 있는 팬들도 많이 있다. SK가 남은 시즌에서 보여줄 모습은 무엇일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3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프로야구 SK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SK 조동화가 9회 2사 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쳤다. KIA에 4대3으로 역전승을 거둔 SK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7.3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