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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존 2루수를 두고 김용의에게 2루를 맡겼을까.
상승세를 탄 선수를 빼기도 힘들었다. 김용의는 1번 타순에 계속 나서 체력적 부담을 안은 오지환을 대신해 29일 경기에 1번 타순으로 출전했다. 시즌 첫 1번타순. 그런데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냈다.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그 상승세를 몰아 김용의는 30일 경기 SK 선발이 좌완 레이예스임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1번 자리를 지켰다.
평소 1루를 번갈아보던 문선재와 김용의가 나란히 1-2번타자로 선발출전했다. 자연스럽게 둘 중 1명이 1루 아닌 다른 포지션을 맡아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생기는 궁금증 하나. 왜 문선재 2루, 김용의 1루로 교통정리가 되지 않았을까. 고교시절 유격수를 봤던 문선재는 올시즌 1루 아니면 2루수로 출전해왔다. 다시 말해, 처음으로 2루 수비를 보는 김용의에 비해 문선재가 2루에 투입되는게 객관적으로 더 안정감있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실제, 김용의는 1회 병살이 유력했던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타자주자를 살려줬다. 직접 2루 베이스를 밟고 곧바로 1루에 송구했다면 시간을 벌 수 있었는데, 베이스커버를 들어오는 오지환에게 토스를 해 병살기회를 놓쳤다. 또, 6회 최 정의 플라이타구를 처리하는 장면도 불안했다. 결국, 2-0으로 앞서던 7회 1점 추격을 허용하고 위기가 이어지자 김 감독은 김용의를 대신해 손주인을 2루에 내보냈다.
이에 대한 김 감독의 의도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유지현 수비코치가 시키는대로 했다"며 웃어 넘겼다. 유 코치는 "주키치의 투구 스타일상 센터 방면으로 땅볼 타구가 많이 굴러간다. 이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상대적으로 어깨가 강한 김용의를 2루에 배치하고 문선재를 1루에 뒀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김용의는 큰 실수 없이 경기를 했고, 김용의의 대수비로 나온 손주인이 아슬아슬한 1점차 리드를 이어가던 7회 쐐기 1타점 2루타를 터뜨렸고, 8회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한박자 빠른 송구로 김강민 병살 처리의 1등공신이 되기까지 했으니 김 감독의 용병술은 성공이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