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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 에이스 킬러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6-26 11:35 | 최종수정 2013-06-26 11:35


타율과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 최 정이 높은 평가받는 이유중 하나는 각 팀의 에이스를 상대로 더욱 강한 타격을 한다는 것이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강타자 미겔 카브레라는 올시즌 또한번 트리플크라운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45년만에 타자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던 카브레라는 25일(한국시각) 현재 타율 3할6푼9리, 21홈런, 77타점을 기록중이다. 아메리칸리그에서 타율과 타점은 1위이고, 홈런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크리스 데이비스에 7개 뒤진 2위에 올라있다. 홈런 부문서 좀더 힘을 내면 데이비스를 따라잡고 타격 3관왕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올해 SK 최 정의 방망이가 무섭다. 이날 현재 최 정은 타율 3할3푼8리, 16홈런, 48타점을 올리고 있다. 타율과 홈런은 선두이며, 타점은 NC 이호준에 6개 뒤진 3위에 랭크돼 있다. 세 부문 모두 시즌 끝까지 치열한 경쟁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 정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할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최 정은 올해 들어 걷어올려 치는 스윙폼으로 바꿔 장타력을 늘렸다. 이변이 없는 한 홈런과 타점, 타율서 최 정이 선두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최 정의 타격에 눈길이 가는 이유로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 바로 '에이스 킬러'라는 점이다. 무시무시한 강타자라 하더라도 에이스급 투수를 만나면 고전하기 마련인데, 최 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에이스 투수를 상대로 더욱 영양가 넘치는 타격을 자랑하고 있다. 보통 타자들은 평범한 수준의 투수들을 만날 경우 타격의 각종 수치를 높이려고 하는데, 최 정은 오히려 에이스들을 괴롭히며 타율, 홈런, 타점 수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정상급 타자의 모범 사례다.

우선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KIA 양현종을 상대로 최 정은 2타수 2안타에 홈런 1개를 뽑아냈다. 양현종이 볼넷을 무려 4개나 내줬을 정도로 최 정은 그에게 기피 대상 1호가 됐다. 지난 15일 광주 경기에서 양현종을 상대로 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강세를 이어갔다.

두산 에이스인 니퍼트와 LG 에이스 리즈를 상대로는 올시즌 각각 3타수 1안타를 쳤다. 빠른 공에 낙차 큰 변화구를 구사하는 이들을 상대로 3할3푼3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넥센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벤헤켄을 만나서는 5타수 2안타, 타율 4할을 때렸다. 지난해에도 최 정은 밴헤켄에게 6타수 3안타 1홈런의 맹타를 터뜨리며 그의 '적'으로 등장했다.

뿐만이 아니다. 롯데 선발 가운데 최다승(7승)에 평균자책점(3.39) 1위를 기록중인 옥스프링에게서는 6타수 3안타에 홈런 2개를 뽑아냈다. 지난달 18일 인천 경기에서 옥스프링을 상대로 솔로홈런 두 방을 날린 것이 인상적이었다. 삼성 윤성환과 장원삼에게도 각각 2타수 1안타 1홈런을 빼앗으며 기세를 드높였다. 탈삼진(97개) 1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 바티스타도 최 정에게는 6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바티스타에게서는 삼진을 한 개 밖에 당하지 않았다. NC 최다승 투수 찰리와 만나서도 8타수 5안타, 타율 6할2푼5리에 1홈런을 기록하며 그의 '천적'으로 부상했다.

이들 에이스 투수 9명과의 상대 성적을 합치면 타율 4할8푼6리(37타수 18안타)에 6홈런이다. 타율은 자신의 시즌 평균보다 1할5푼 정도 높고, 홈런 비율은 자신이 친 16개 가운데 37.5%를 차지한다. 이만수 감독은 최 정의 타격 장점에 대해 "스윙한 뒤 팔로스루가 좋고, 맞히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에이스를 만나서도 이같은 장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는 의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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