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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기죽지 마십시오.'
김씨는 LG와의 주말 3연전이 시작된 21일 장문의 편지와 함께 시계를 보내왔다고 한다. 편지의 주된 내용은 '감독님, 삼성팬들도 감독님을 열심히 응원합니다. 기죽지 마십시오'였다는 류 감독의 귀띔. 나란히 상위권에 위치해 치열한 야구 전쟁을 벌이고 있는 두 팀의 장외 팬심 대결도 후끈 달아올랐다는 증거였다.
삼성과 LG는 익히 알려진대로 오래전부터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라이벌 기업으로 경쟁해 왔다. 하지만 야구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2002년 드라마와 같았던 극적인 한국시리즈를 벌였던 양팀의 뜨거웠던 관계는 이후 10년 동안 차갑게 식어버리고 말았다. 삼성은 2005년, 2006년, 2011년, 201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전통의 강호로서 면모를 지켜갔지만 LG는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며 오랜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양팀의 맞대결 결과, 14승5패로 삼성의 압도적인 우위였다.
결국, 23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LG가 승리를 거두며 LG는 삼성을 상대로 다시 한 번 위닝시리즈를 만들어냈다. 시즌 상대전적도 4승4패로 균형을 맞췄다. LG팬들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짐을 꾸려 구단 버스로 향하는 선수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삼성과 LG의 라이벌 의식. 장내외에서 제대로 불붙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