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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스무명 가까운 선수가 출전하는 야구의 1게임. 모든 선수가 다 잘 할 수는 없다.
최근 LG 야구의 특징이다. 영웅의 다양화. 거슬러 올라가 보자. 8연속 위닝시리즈의 초기. 5월23일 과감한 홈 쇄도로 결승득점을 올리며 첫 위닝 시리즈를 이끈 권용관으로부터 거침 없는 히어로 행진은 시작됐다. 정의윤-김용의-문선재-류제국-우규민-리즈-이병규-이진영-정성훈-손주인-봉중근-정현욱 까지 참 많은 데일리 히어로가 탄생했다.
적절한 경쟁과 단합이 있어 가능한 결과다. LG 김기태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선수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지도자. 공정성이란 원칙도 확고하다. "선발 출전하지 못한 다른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주전 책임론'을 강조한다. 자신의 권력 강화를 위한 신진 그룹 특별 대우는 없다. 오히려 고참급 선수들을 위치에 맞게 우대하고 존중한다. 베테랑 선수들이 김기태 감독이란 '큰 형님'을 모시고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전진할 수 있는 배경이다. 19일 NC전에서 질 뻔했던 경기를 베테랑 이병규 정성훈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단숨에 뒤집을 수 있었던 힘도 여기서 나왔다.
매일 매일 주전 경쟁. 본격적인 선순환이 시작됐다. 고참은 고참대로 신진급은 신진급대로 눈에 불을 켠다. 매일 다른 영웅이 탄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영웅의 다양화 속에 LG는 90년대 초 팬들을 열광시켰던 신바람 야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실패의 10년 역사'가 몰고온 부정적 마인드는 어느새 LG 덕아웃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무서운 기세로 프로야구에 신선한 돌풍을 몰고온 LG의 신바람 야구. 어디까지 갈지 선수들도 모른다. 그저 흙먼지를 일으키며 그라운드에서 신바람 나게 뛰어 놀 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