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집안' LG의 숨은 비결? 영웅의 선순환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06-20 01:18 | 최종수정 2013-06-20 06:23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2사 LG 정성훈이 이병규에 이어 백투백 홈런을 치고 들어온 후 이병규와 포옹을 하고 있다.
마산=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6.19/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LG가 8회초 이병규의 3점홈런과 정성훈의 백투백 홈런으로 경기를 4-1로 뒤집은 가운데 9회 마무리 봉중근이 나와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LG는 6연승을 달렸다.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마산=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6.19/

약 스무명 가까운 선수가 출전하는 야구의 1게임. 모든 선수가 다 잘 할 수는 없다.

결정적인 순간, 제 몫을 해내며 팀 승리를 이끄는 선수. 영웅, 히어로라 불린다. 영웅의 선순환. 잘 되는 집안의 특징이다. 파죽의 6연승을 달리고 있는 요즘의 LG가 꼭 그렇다.

매일 매일 히어로가 바뀐다. 타자일 때도 있고 투수일 때도 있다. 신진급 선수일 때도 있고 고참급 선수일 때도 있다. LG의 마스코트인 쌍둥이 중 적어도 1명은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셈.

최근 LG 야구의 특징이다. 영웅의 다양화. 거슬러 올라가 보자. 8연속 위닝시리즈의 초기. 5월23일 과감한 홈 쇄도로 결승득점을 올리며 첫 위닝 시리즈를 이끈 권용관으로부터 거침 없는 히어로 행진은 시작됐다. 정의윤-김용의-문선재-류제국-우규민-리즈-이병규-이진영-정성훈-손주인-봉중근-정현욱 까지 참 많은 데일리 히어로가 탄생했다.

적절한 경쟁과 단합이 있어 가능한 결과다. LG 김기태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선수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지도자. 공정성이란 원칙도 확고하다. "선발 출전하지 못한 다른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주전 책임론'을 강조한다. 자신의 권력 강화를 위한 신진 그룹 특별 대우는 없다. 오히려 고참급 선수들을 위치에 맞게 우대하고 존중한다. 베테랑 선수들이 김기태 감독이란 '큰 형님'을 모시고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전진할 수 있는 배경이다. 19일 NC전에서 질 뻔했던 경기를 베테랑 이병규 정성훈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단숨에 뒤집을 수 있었던 힘도 여기서 나왔다.

벤치에 앉는 선수도 목청껏 응원하며 경기에 몰입한다. 언제든지 출전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김용의 같은 선수는 선발 명단에서 빠진 날 초시계로 상대 투수의 퀵모션을 재고 적는다. 자신을 위해, 동료를 위한 정보 수집이다.

매일 매일 주전 경쟁. 본격적인 선순환이 시작됐다. 고참은 고참대로 신진급은 신진급대로 눈에 불을 켠다. 매일 다른 영웅이 탄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영웅의 다양화 속에 LG는 90년대 초 팬들을 열광시켰던 신바람 야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실패의 10년 역사'가 몰고온 부정적 마인드는 어느새 LG 덕아웃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무서운 기세로 프로야구에 신선한 돌풍을 몰고온 LG의 신바람 야구. 어디까지 갈지 선수들도 모른다. 그저 흙먼지를 일으키며 그라운드에서 신바람 나게 뛰어 놀 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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