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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은 없다. 우리 계획대로 간다."
이렇게 불규칙한 일정이 이어지게 되면 일선 감독들은 선발진 운용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일정한 간격으로 투입되는 로테이션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상대적으로 강한 선발진을 지닌 팀이라면 상대에 따라 선택적으로 선발 투수를 고를 수도 있다. KIA의 경우에는 선발이 강한 장점이 있어서 이렇듯 불규칙한 일정을 맞이하게 되면 로테이션을 약간 변화시켜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선 감독은 '변화'보다는 오히려 '정공법'을 택한다는 입장이다. 어차피 장마철에 불규칙한 휴식을 맞게되는 것은 예상했던 일이고, 다른 팀 역시 비슷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는 만큼 KIA는 기본 선발로테이션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것. 선 감독은 18일 대전 한화전이 우천취소된 뒤 "어차피 우천으로 취소가 되는 상황은 하늘이 정하는 일 아닌가. 미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기본 원칙대로 가는게 더 낫다"면서 로테이션의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했다.
다만 양현종부터 임준섭까지 3명의 선발은 휴식이 1주일 이상 길어지게 되는 상황을 맞게 됐다. 15일 광주 SK전에 나와 승리를 따낸 양현종은 예정대로라면 9일 휴식을 취한 뒤 25일 광주 두산전에 선발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 19일에 선발로 나서는 소사도 등판이 가능하지만, 양현종의 휴식이 너무 길어지는 것도 좋지 않다. 김진우나 임준섭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결국 KIA로서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 못지않게 휴식이 길어지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선발진의 컨디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시즌 중 휴식은 투수들에게는 좋은 영향을 미치지만, 투구 감각의 유지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KIA 조규제 투수코치는 이와 관련해 "휴식 기간에도 선발 투수진들은 정해진 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몸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매일 다른 방식의 훈련 일정이 짜여져있기 때문에 휴식이 길어진다고 해도 컨디션이나 제구력 유지에 큰 문제는 없다"면서 "지난 주말에 나와 3~4일 밖에 쉬지 못한 양현종과 김진우 등은 이번 주에는 연습 투구로 밸런스를 유지하게 되고, 지난 11일 등판했던 임준섭은 이번 주에는 불펜에서 대기하며 경기 중후반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준섭의 불펜 전향은 이번 한화전에만 일시적으로 이뤄지고, 다음주부터는 다시 정상 선발 로테이션으로 나서게 된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