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방망이에 맞았다. 순식간에 타격음보다 더 큰 소리가 프로피카나 필드에 울려퍼졌다. 그라운드엔 일순간에 정적이 흘렀다. 탬파베이 선발투수 알렉스 콥이 타구에 맞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다행히 가벼운 뇌진탕 판정을 받았다. 콥은 정밀 검사를 위해 세인트피터즈버그의 베이프런트 의료센터로 후송될 때까지 의식을 잃지 않았다. 마운드에서도 의료진의 주문에 다리를 들었다 놨다 할 정도였다.
검사 결과 뇌진탕 증세 외엔 문제가 없다고. 콥은 트위터를 통해 "기도해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돌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병원을 찾은 팀 동료 데이빗 프라이스는 "콥은 정말 대단하다. 농담을 하고 웃는 등 전혀 문제가 없다"며 "타구에 맞은 건 정말 불행한 일이었다. 그는 너무 힘든 한 주를 보냈다. 이처럼 콥은 강하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탬파베이 타자들은 올시즌에만 두 번째로 이와 같은 사고를 목격했다. 지난달 8일 마찬가지로 홈구장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토론토전이었다. 토론토 선발투수 J.A.햅이 탬파베이 중견수 데스몬드 제닝스의 타구에 왼쪽 얼굴을 강타당했다. 다행히도 햅 역시 의식을 잃지 않고 병원으로 이동했고, 두개골 미세골절 외 다른 이상은 없었다.
하지만 햅은 타구에 직격당할 당시 입은 머리와 물프 부상으로 여전히 60일짜리 부상자명단(DL)에 올라있는 상황이다. 햅의 부상 때에도 투수가 헬멧을 써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공을 던지는 행위에 불편함을 줄 수 있기에 도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