햅에 이어 또… 탬파베이 콥, 타구에 머리 맞아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6-16 15:48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방망이에 맞았다. 순식간에 타격음보다 더 큰 소리가 프로피카나 필드에 울려퍼졌다. 그라운드엔 일순간에 정적이 흘렀다. 탬파베이 선발투수 알렉스 콥이 타구에 맞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탬파베이와 캔자스시티의 경기가 열린 16일(이하 한국시각) 트로피카나필드. 5회초 원정팀인 캔자스시티의 공격 때 사건이 벌어졌다. 선두타자 에릭 호스머가 탬파베이 선발 콥의 4구째 공을 받아쳤고, 직선타구는 순식간에 콥의 오른쪽 귀 부분을 강타했다.

콥은 곧바로 부상 부위를 부여잡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양팀 트레이너를 비롯한 의료진이 곧바로 마운드로 뛰어나왔고, 의식을 확인하는 등 응급처치가 끝나고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다행히 가벼운 뇌진탕 판정을 받았다. 콥은 정밀 검사를 위해 세인트피터즈버그의 베이프런트 의료센터로 후송될 때까지 의식을 잃지 않았다. 마운드에서도 의료진의 주문에 다리를 들었다 놨다 할 정도였다.

검사 결과 뇌진탕 증세 외엔 문제가 없다고. 콥은 트위터를 통해 "기도해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돌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병원을 찾은 팀 동료 데이빗 프라이스는 "콥은 정말 대단하다. 농담을 하고 웃는 등 전혀 문제가 없다"며 "타구에 맞은 건 정말 불행한 일이었다. 그는 너무 힘든 한 주를 보냈다. 이처럼 콥은 강하다"고 말했다.

프라이스가 이런 말을 한 이유는 바로 콥에게 악재가 겹쳤기 때문. 콥은 할머니의 사망으로 지난 11일 보스턴전 등판 이후 잠시 팀을 떠났다 15일 복귀했다. 안 좋은 일이 연달아 일어났지만, 다행히 콥은 큰 부상을 면했다.

공교롭게도 탬파베이 타자들은 올시즌에만 두 번째로 이와 같은 사고를 목격했다. 지난달 8일 마찬가지로 홈구장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토론토전이었다. 토론토 선발투수 J.A.햅이 탬파베이 중견수 데스몬드 제닝스의 타구에 왼쪽 얼굴을 강타당했다. 다행히도 햅 역시 의식을 잃지 않고 병원으로 이동했고, 두개골 미세골절 외 다른 이상은 없었다.

하지만 햅은 타구에 직격당할 당시 입은 머리와 물프 부상으로 여전히 60일짜리 부상자명단(DL)에 올라있는 상황이다. 햅의 부상 때에도 투수가 헬멧을 써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공을 던지는 행위에 불편함을 줄 수 있기에 도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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