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윤희상이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는 이유는?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06-14 18:01


보통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될 경우 선발 투수들은 하루씩 등판이 연기되는 경우가 많다. 선발 투수들에게 하루씩의 휴식을 더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로테이션이 조정되는 경우는 다음날 선발이 훨씬 뛰어날 때, 예를 들면 5선발이 선발 예고가 된 경기가 취소되고 다음 투수가 에이스일 때 정도뿐이다. 최근엔 감독들이 "순리대로"라며 로테이션을 잘 바꾸지 않는다.

그런데 SK는 14일 광주 KIA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로테이션을 조금 조정했다. 15일 선발을 14일 선발이었던 윤희상이 아닌 세든으로 예고한 것. 당초 SK는 KIA와의 주말 3연전에 14일 윤희상, 15일 세든, 16일 김광현으로 준비를 했다. 14일 경기가 비가 와서 취소됐으니 보통 때처럼 하루씩 미룬다면 15일 윤희상, 16일 세든에다 18일 삼성전에 김광현이 등판하면 된다. 그러나 SK 이만수 감독은 윤희상을 로테이션에서 한차례 빼면서까지 KIA와의 주말 경기에 세든, 김광현을 내기로 결정했다.

투수의 상대팀과의 성적에 따른 조치다.

SK는 휴식기를 가진 뒤 지난 4일 창원 NC전부터 새롭게 시작했고 휴식기를 거치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했다. 투수들의 최근 성적 등을 고려했다면 세든-레이예스-윤희상-김광현-백인식의 순서가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세든-김광현-레이예스-백인식-윤희상의 순서였다. 김광현과 윤희상의 상대팀 전적이 고려됐다. 세든과 레이예스는 상대팀에 대한 호불호가 있지 않고 백인식은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 상대팀을 따질 것이 없다. 김광현과 윤희상이 좋은 피칭을 했던 팀과 상대하는 것이 SK로서는 승리를 따낼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

김광현의 경우 2007년 데뷔후 KIA에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14승5패에 평균자책점 2.46을 기록했다. 넥센에도 10승2패, 평균자책점 2.91, 두산전에도 10승4패에 평균자책점 3.08로 좋았다. 김광현은 2선발로 나오면서 11일 두산전과 16일 KIA전에 나올 수 있게 됐다. 22일 인천 롯데전에도 등판할 수 있는데 롯데전에도 8승3패로 좋았다. 김광현은 11일 두산전서 올시즌 가장 많은 이닝인 7이닝을 소화하며 최다 114개의 공을 던졌고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윤희상이 5선발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3선발이나 4선발이 돼 6일 NC전이나 7일 한화전에 등판한다면 다음 등판은 두산전이 된다. 그러나 윤희상은 두산전에서 그리 재미를 보지 못했다. 풀타임 선발이 된 지난해부터 두산전서 1승2패에 평균자책점 8.38로 좋지 않았다. 두산보다는 KIA전에 3승1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좋았다. 그리고 삼성전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 2승1패에 평균자책점이 1.05에 불과했다. 현재의 로테이션이라면 윤희상은 다음주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의 마지막 경기인 20일에 등판하게 된다. 그리고 26일 넥센전에도 나서는데 넥센과의 상대전적도 1승1패 평균자책점 2.73으로 좋았다.

이 감독은 14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뒤 세든을 선발로 예고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상대에 맞춰서 짰다. 그것을 비 때문에 굳이 바꾸고 싶지 않다"고 했다. 윤희상은 이번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지는 대신 중간계투 요원으로 대기할 예정이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23일 인천구장에서 열렸다. SK 선발 윤희상이 특유의 하이킥으로 와인드업을 하고 있다.
인천=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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