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잘던질수록 한국 타자의 위상도 높아진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05-29 18:57


"한국 타자들이 잘친다는 뜻이 되는게 아닌가."

LA 다저스 류현진의 연이은 호투에 한국야구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 류중일 감독이 흥미로운 주장을 했다. 류현진이 잘 던지는 것이 곧 한국 타자들의 수준이 높다는 증거라는 것.

삼성 류중일 감독은 ""미국에서 현진이가 잘하고 있는데 그런 현진이를 상대로 우리 한국 타자들도 잘쳤으니 한국 타자들의 수준을 알 수 있지 않나"라며 웃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각) LA 에인절스전서 완봉승을 거두며 시즌 6승(2패)을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2.89로 좋은 모습으로 올시즌 신인왕 후보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7년간 뛰면서 통산 98승52패에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한국 최고의 투수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성적을 올렸다.

류 감독은 한국타자들의 선구안을 높이 평가했다. 류 감독은 "한국 타자들은 유인구에 속지 않는 반면 외국인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공격적으로 쳐라고 배우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에 비슷하게 오는 공이면 방망이가 나간다"고 했다. 류현진이 "한국타자들에 비해 미국타자들이 덜 괴롭힌다"는 표현을 한 것이 그 의미다.

치지 않으면 볼이 되는 공을 한국타자들은 속지 않는데 미국 타자들은 방망이를 휘두른다. 안타가 될 수도 있지만 파울이 되면 스트라이크가 늘어나는 것이고 빗맞힌 타구가 돼 아웃이 되면 투구수도 줄어든다. 미국 타자들이 자신이 원하지 않는 공을 커트하기보다는 자기 스윙을 하는 것도 류현진에겐 도움이 되는 부분. "류현진은 빠른 직구를 가지고 있다보니 종으로 떨어지는 커브와 체인지업에 미국 타자들이 잘 속게 된다"고 했다.

류 감독은 좋은 선수라고 평가를 받고 한국땅을 밟은 외국인 투수 중에 실패하고 짐을 싸서 돌아가는 경우는 대부분 퀵모션이 느리거나 한국 타자들을 속이는 변화구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한국 타자들의 메이저리그 성공가능성에 대해선 확답을 하지는 않았다. 류 감독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대부분이 타격을 할 때 다리를 높게 드는 등의 움직임이 적고 뒤에 중심을 받쳐놓고 친다. 그렇기 때문에 빠르고 움직임이 많은 투수들의 공을 칠 수 있다"면서 "한국에선 아직도 타자들이 움직임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선수들 다 (해외로) 나가면 여기는 누가 지키나"라며 웃었다.

한국프로야구가 키운 류현진이기에 그의 맹활약에 웃을 수 있는 한국 야구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9일 인천문학야구장에서 삼성 류중일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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