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삼진 1위 바티스타에게 필요한 것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5-28 10:45 | 최종수정 2013-05-28 10:45


탈삼진 1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 바티스타에게는 이닝 소화능력이 더욱 필요하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여전히 레이스가 힘든 한화 이글스, 그러나 에이스인 데니 바티스타의 탈삼진 행진이 즐겁다.

바티스타는 27일 현재 65개의 탈삼진으로 이 부문 선두다. 똑같이 10경기에 나선 공동 2위 SK 세든과 롯데 옥스프링(이상 58탈삼진)보다 7개가 많다. 바티스타의 탈삼진수는 투구이닝과 비교하면 그 독보적인 측면을 확인할 수 있다. 9이닝 기준 탈삼진 비율이 10.45로 이 역시 전체 투수 가운데 1위다. 유일하게 이 수치가 10.00을 넘는 투수가 바티스타다. 반면 세든은 7.68, 옥스프링은 8.85로 바티스타에 한참 뒤진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 바티스타의 투구이닝이 적기 때문에 9이닝 탈삼진 비율이 높다고 풀이할 수도 있다. 이날 현재 바티스타는 56이닝을 던졌다. 세든은 68이닝, 옥스프링은 59이닝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10경기에 선발로 등판했으니, 게임당 투구이닝은 셋 중 바티스타가 가장 적은 셈이다. 바로 이닝이터로서의 능력에서 바티스타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게임마다 기복이 큰 편이기 때문이다. 바티스타가 올해 7이닝을 던진 경기는 4월10일 대구 삼성전 단 한 차례뿐이며, 지난 9일 창원 NC전에서는 겨우 3이닝을 버텼다.

바티스타가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투구이닝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선발투수에게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은 아주 중요한 덕목이다. 굳이 타이틀이 아니더라도 바티스타는 좀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워낙 탈삼진 능력이 뛰어나니 투구이닝만 늘린다면 타이틀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 있다.

바티스타는 150㎞를 훨씬 웃도는 빠른 직구가 주무기다. 여기에 140㎞대의 슬라이더와 커터, 130㎞ 안팎의 커브를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배팅타이밍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제구력이 떨어져서 그렇지 빠른 공과 느린 공, 옆으로 휘면서 떨어지는 공 등 다양한 볼배합으로 삼진을 잡아내고 있다. 이닝 소화능력만 뒷받침된다면 시즌 200탈삼진도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다.

역대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한 투수들을 보면 모두 이닝이터였다. 한화 시절 에이스로 활동한 류현진도 5차례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한 원동력이 바로 이닝 소화능력이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선발로 던지기 시작한 바티스타는 아직 완투 경기가 없다. 최다투구이닝은 지난해 8월8일 대전 두산전에서 기록은 7⅔이닝이다. 에이스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심으려면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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