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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이 상원고 3학년 좌완 투수 이수민(18)을 주목했다. 미국 CBS스포츠 인터넷판은 한국 고교 투수가 경기당 평균 투구수 139개를 기록하고 있다고 21일(한국시각) 보도했다. 그 주인공이 이수민이다. 이수민은 올해 7경기에 등판, 총 투구수가 974개였다. 6번 선발, 1번 구원 등판했다.
그런데 이수민의 많은 투구수를 놓고 혹사 논란이 일고 있다. 어린 선수에게 너무 많은 공을 던지게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한쪽에선 연투가 아니기 때문에 투구수가 많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인식 KBO(한국야구위원회) 기술위원장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도 예전에는 공을 많이 던지게 했지만, 이제는 다들 관리에 신경을 쓰는 추세다. LA다저스에 가 있는 류현진만 봐도 구단에서 투구수를 100개 선에서 관리해주고 있지 않나. 결국 그렇게 하는 이유는 보다 오래 선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때문에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투구수 관리를 해주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요즘 고교야구는 주말리그제로 시즌을 치른다. 그러다보니 이수민 처럼 한 팀의 에이스가 주말 마다 선발 등판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이수민 처럼 경기당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는 경우도 잦다. 한 프로팀 스카우트는 "이수민의 많은 투구수는 주말리그제로 인한 병폐 중 하나다. 감독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잘린다. 그러다보니 가장 믿을 수 있는 에이스에게 매달리고 긴 이닝을 던지게 하다 보니 투구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수민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고, 전문적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에 투구수가 많아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박영진 상원고 감독은 이번 시즌 후반기에는 이수민을 마무리 투수로 쓸 계획이라고 했다. 또 관리를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이수민이 지금 같이 많이 던질 수 있다고 했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도 투구수 보다 어떤 투구폼으로 던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좋은 자세가 돼 있다면 공을 많이 던진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 게다가 배우는 과정에 있는 어린 선수들은 공을 많이 던져보는 게 낫다. 공을 던져봐야 깨달음이 생긴다"면서 "이수민은 그렇게 많이 던졌다고 볼 수 없다. 연투를 한 것도 아니다. 요즘 우리나라는 너무 과보호하는 추세가 있는데, 일본 고교생들도 고시엔대회 같은 데 나가면 3~4경기를 완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수민의 투구수로 인해 한계 투구수를 몇개로 봐야 할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대개 프로야구에선 선발 투수가 공 100개 전후를 던졌을 때 교체를 검토한다. 하지만 선수 시절 국보 투수로 불렸던 선동열 KIA 감독은 "한계투구수 100개는 너무 적다. 더 던져야 한다. 120~130개까지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