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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추신수 시즌 두 번째 3삼진, 위기 신호인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5-20 18:27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의 추신수가 1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팀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헤 실전훈련에 돌입했다. 추신수가 애리조나 굿이어 볼파크에서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 12일 신시내티와 1년간 737만 5,000달러(한화 약 80억)에 2013년 연봉 계약을 맺었다. 추신수는 지난해 보다 무려 247만 5,000달러(약 50.5%)나 인상된 연봉을 받아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박찬호(1,5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다.
굿이어(애리조나)=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2.16/

쉴 새없이 질주하던 열차가 잠시 덜컹거리고 있다. 신시내티의 '추추트레인' 추신수의 타격감이 하향 국면에 접어든 듯 하다. 일시적 현상인지, 시즌 첫번째 위기가 왔는 지 주목된다.

추신수는 20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원정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삼진을 무려 3차례나 당했다. 볼넷 1개를 얻어내 간신히 한 차례 1루를 밟았을 뿐이다. 이러면서 시즌 타율이 3할9푼으로 떨어졌고, 출루율 역시 종전 4할6푼3리에서 4할5푼6리로 하락했다.

사실 타자가 매 경기 안타를 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도 무안타 경기는 흔하다. 추신수도 올해 총 43경기에서 14차례 무안타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3번이나 삼진을 당한 것은 얘기가 다르다. 메이저리그 특급 선구안과 출루율을 자랑하던 추신수가 철저히 상대에게 당했거나 혹은 타격감이 흔들린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날 추신수는 필라델피아 우완 선발 조나단 페티본에게 꽁꽁 묶였다. 1회 첫 타석에서 바깥쪽 83마일 체인지업을 공략해 유격수 땅볼에 그친 추신수는 1-0으로 앞선 3회에 다시 선두타자로 나섰지만, 풀카운트에서 6구째 바깥쪽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슬라이더에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스트라이크 판정이 다소 애매했지만, 베테랑 타자들은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에 맞춰야 한다.

5회 1사후 세 번째 타석에서 역시 추신수는 볼카운트 2B2S에서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어 2-0으로 앞선 7회 1사후에는 볼넷을 골라냈지만, 팀이 2-1로 쫓기던 9회 2사 3루에는 상대 왼손 투수 안토니오 바스타도에게 또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85마일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에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이렇듯 추신수가 한 경기에 무려 3개의 삼진을 당한 것은 지난 2일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경기 이후 올해 두 번째다. 당시 추신수는 상대 우완 선발 랜스 린에게 1회와 3회 그리고 5회에 모두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당시 린이 던진 결정구는 모두 93마일(150㎞)짜리 직구였는데, 추신수는 적극적인 스윙을 했으나 이를 공략하지 못했다.

올해 추신수는 시즌 초반부터 놀라운 활약을 펼쳐왔다. 데뷔 이후 가장 뛰어난 4월을 보냈다. 타율도 꾸준히 3할 이상을 유지했고, 출루율은 줄곧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눈에 띄게 페이스가 가라앉았다. 지난 16일 마이애미전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해 3안타를 친 뒤로 4경기에서의 흐름이 그렇다. 이 4경기에서 추신수는 16타수 3안타로 타율이 1할8푼8리밖에 되지 않는다. 삼진도 5개나 당했다. 만약 이런 추세가 조금 더 이어지면 3할 타율이 무너질 수도 있다.

선수들은 누구나 시즌 중 몇 차례 슬럼프를 겪는다. 숨가쁘게 달려온 추신수도 그런 시기를 겪을 때가 됐다. 관건은 이 슬럼프가 길어질 지 아니면 짧게 끝날 지 여부다. 첫 번째 3삼진 경기를 기록한 뒤 추신수는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치며 스스로 부진을 탈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약 이후 경기에서도 추신수가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슬럼프가 장기화될 우려도 있다. 추신수가 자신에게 닥쳐 온 첫 번째 위기를 어떻게 넘길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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