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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새없이 질주하던 열차가 잠시 덜컹거리고 있다. 신시내티의 '추추트레인' 추신수의 타격감이 하향 국면에 접어든 듯 하다. 일시적 현상인지, 시즌 첫번째 위기가 왔는 지 주목된다.
이날 추신수는 필라델피아 우완 선발 조나단 페티본에게 꽁꽁 묶였다. 1회 첫 타석에서 바깥쪽 83마일 체인지업을 공략해 유격수 땅볼에 그친 추신수는 1-0으로 앞선 3회에 다시 선두타자로 나섰지만, 풀카운트에서 6구째 바깥쪽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슬라이더에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스트라이크 판정이 다소 애매했지만, 베테랑 타자들은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에 맞춰야 한다.
5회 1사후 세 번째 타석에서 역시 추신수는 볼카운트 2B2S에서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어 2-0으로 앞선 7회 1사후에는 볼넷을 골라냈지만, 팀이 2-1로 쫓기던 9회 2사 3루에는 상대 왼손 투수 안토니오 바스타도에게 또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85마일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에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올해 추신수는 시즌 초반부터 놀라운 활약을 펼쳐왔다. 데뷔 이후 가장 뛰어난 4월을 보냈다. 타율도 꾸준히 3할 이상을 유지했고, 출루율은 줄곧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눈에 띄게 페이스가 가라앉았다. 지난 16일 마이애미전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해 3안타를 친 뒤로 4경기에서의 흐름이 그렇다. 이 4경기에서 추신수는 16타수 3안타로 타율이 1할8푼8리밖에 되지 않는다. 삼진도 5개나 당했다. 만약 이런 추세가 조금 더 이어지면 3할 타율이 무너질 수도 있다.
선수들은 누구나 시즌 중 몇 차례 슬럼프를 겪는다. 숨가쁘게 달려온 추신수도 그런 시기를 겪을 때가 됐다. 관건은 이 슬럼프가 길어질 지 아니면 짧게 끝날 지 여부다. 첫 번째 3삼진 경기를 기록한 뒤 추신수는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치며 스스로 부진을 탈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약 이후 경기에서도 추신수가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슬럼프가 장기화될 우려도 있다. 추신수가 자신에게 닥쳐 온 첫 번째 위기를 어떻게 넘길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