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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KIA '에이스' 윤석민이 시즌 첫 선발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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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랜만에 나선 선발 마운드가 윤석민에게는 다소 낯설었던 듯 했다. 윤석민에게는 2012년 10월 2일 군산 롯데전 이후 무려 226일 만에 나서는 1군 선발 무대. 역시 초반이 문제였다.
2회에도 여전히 안정감이 부족했다. 첫 상대인 한동민은 5구만에 1루수 땅볼로 아웃시켰는데, 다소 방심했는지 이후 조성우와 박진만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얻어맞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두 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한 구질과 코스가 모두 같았다. 145㎞짜리 직구가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갔다. 장타를 허용하기 쉬운 위험한 코스의 실투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윤석민은 2회에 무려 28개의 공을 던지며 어려운 승부를 펼쳐야 했다.
윤석민의 최대무기는 역시 140㎞ 후반대의 묵직한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직구의 스피드와 구위가 아직은 2011년 투수 4관왕을 차지할 때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윤석민의 직구는 최고 146㎞까지 나왔는데, 적어도 2~3㎞는 더 나와야 한다.
또 37개의 직구를 던져 스트라이크와 볼이 20개-17개로 거의 1대1을 기록한 것에서도 윤석민이 아직 완전치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직구의 스피드와 제구가 아직 부족한 것이다.
초반에 다소 흔들리긴 했지만, 윤석민은 노련한 에이스다웠다. 3회 이후 확연하게 안정감을 되찾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타순이 한 바퀴 돌고, 어깨가 슬슬 달궈지자 본연의 모습이 나왔다. 그러면서 윤석민은 3회이후 2안타 2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경기 운용능력을 앞세워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나 5회에는 이날 가장 적은 16개의 공을 던지면서 SK 박재상-최 정-김상현 등 2~4번 중심타선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의 모습이야말로 윤석민의 정상적인 위력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선 감독이 윤석민에게 기대하는 모습이다.
현재 KIA는 타선의 집단 침체와 더불어 신종길의 우측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치며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은 상황이다. 신종길은 15일 광주 SK전 때 입은 부상으로 1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는데,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믿을 것은 역시 강한 선발이다. 선 감독은 윤석민의 복귀가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SK전에서 5회에 보여준 모습이 앞으로 윤석민이 계속 이어가야 할 에이스의 본색이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